[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지난 21일 숙환으로 별세(향년 75세)한 이수영 OCI 회장은 태양광 발전의 핵심 소재 폴리실리콘을 국내 최초로 대량생산하며 국내 태양광 발전의 초석을 놓은 장본인이다.
고(故) 이수영 회장은 1970년대부터 ‘화학 외길’을 걸어온 인물이다. 에너지 기업이었던 OCI를 태양전지 핵심소재인 폴리실리콘 선도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장본인이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세번 연임했다.
1942년 이회림(작고) 창업주의 여섯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회장은 경기고와 연세대를 거쳐,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수학했다. 1970년 당시 경영위기에 봉착한 동양화학(OCI의 전신)에 전무이사로 입사해 과감한 경영적 판단과 다각적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단기간에 위기를 극복했다. 이후 1979년 사장, 1996년 회장으로 취임해 최근까지 회사 경영을 총괄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 감각을 무기로 해외 파트너십 구축과 신사업 발굴에 과감히 나섰다. 글로벌 기업과 합작으로 세운 한불화학(1975년), 한국카리화학(1980년), 동우반도체약품(1991년) 등은 신발, TV, 반도체, 자동차 등 한국 수출 핵심 산업의 원료를 공급하며 우리나라 산업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이 회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변화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었다. 1995년에는 국내 소다회 공장의 경쟁력 약화에 따라 국내 사업을 접고, 천연 소다회가 풍부하게 매장된 광산을 보유한 미국 와이오밍 소다회 공장을 인수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3위의 소다회 생산업체로 발돋움했다. 2001년에는 제철화학과 제철유화를 인수해 동양제철화학으로 사명을 바꾸고, 상업을 석유ㆍ석탄화학 부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2009년 OCI로 사명을 바꿨다. 그는 “그린에너지와 화학산업의 세계적 리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선포하면서, 화학 기업에서 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추구해 왔다.
앞서 이 회장은 2006년에는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의 사업화를 결정하고, 신재생 에너지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2008년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한 후 OCI는 3년 만에 글로벌 톱 메이커로 도약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 회장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경영을 강조한 경영인이었다. 경총 회장을 역임하며 재계 뿐 아니라 회사 경영에도 노사화합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파업 없는 사업장을 운영해 왔고, OCI는 한국의 대표적인 노사화합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사람이 곧 기업’이라는 창업정신으로 “남에게 피해줄 일, 욕먹을 일은 애당초 하지 말라. 돈을 버는 일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는다”라는 말을 항상 강조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재계는 오랜 시간 국내 화학산업에 공헌해 온 이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경총은 “경영계는 노사화합을 통해 국가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고인의 뜻을 새기어 산업평화 정착과 국민경제 발전에 더욱 매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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