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분기 영업익 지난한 해 영업익 상회 - 도시바 지분 인수로 중국 견제, 장기 성장 기반 마련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SK하이닉스가 또 다시 분기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매분기 기록 경신이다.

고공행진하는 디램 가격 덕분에 4분기 실적 전망은 더욱 밝다. 지난 24일에는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의 도시바 인수 안건이 도시바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잠재 위협 요인이었던 중국 견제에도 성공했다.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는 내년 반도체 시장 전망도 밝게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직원들도 성과급 기대감에 신이 났다.

▶기록제조기 하이닉스, 분기에 1년치보다 더 벌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3조73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 3조2750억원보다도 많다. 직전 분기에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기록도 모조리 갈아치웠다. 매출액은 직전분기보다 21.0% 늘었고, 영업이익은 22.5% 커졌으며, 당기순이익은 23.8%나 증가했다.

SK하이닉스의 압도적인 성장세는 4분기에도 계속될 전망된다. 디램 가격의 고공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SK하이닉스는 디램 부문 세계 시장점유율 2위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4Gb의 지난해 10월 가격은 2.53달러였으나, 올해 9월에는 4.24달러로 급등했다. 10월 24일에는 1년전 가격 대비 두배에 육박하는 4.92달러로 폭등했다. 판매가격 상승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으로 고스란히 귀결된다.

5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영업이익률도 이같은 디램 가격 상승 덕분이 크다. 반도체 사이클 바닥 때부터 다져진 ‘체력’은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체질을 변모시켰다. 그리고 디램 가격이 불과 1년 사이 두배가 되는 상황에서 그 때 다진 체력이 사상 최대 실적을 분기마다 갈아치우는 힘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내년 디램 시황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AI)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기업(FANG)들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폭발적인 디램 수요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분석 덕분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시설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2018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공정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생산 증가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짧은 기간 내에 공급이 크게 증가해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장기 성장 전략도 유효…도시바 지분 최대 15% 확보, 中 견제 성공했다= 장기적인 성장 전략도 긍정적이다. 최근 이뤄진 도시바 인수전에서 SK하이닉스는 최대 15%의 도시바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안건은 지난 24일 도시바 임시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았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3월 도시바 인수전은 완료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전에 대해 중국 견제 의미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가 나서 200조원을 한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중국은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소위 중국의 ‘반도체 굴기’다. 반도체산업은 기술장벽이 높은 산업군으로, 단기간에 추월이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문제는 ‘기술 탈취’ 가능성인데, 낸드 플래시 원천 기술을 가진 도시바는 중국이 매력적으로 느낄만한 업체다. 실제로 도시바 인수전에 적지 않은 중화권 자금이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가 가진 약점의 상쇄라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낸드플래시 부문이다. 최태원 회장이 도시바 인수에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 역시 낸드 플래시 부문의 약점을 보완키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를 기억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차세대 저장장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기업용 서버 등으로 수요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삼성전자(38.3%), 도시바(16.1%), 웨스턴디지털(15.8%), 마이크론(11.6%), SK하이닉스(10.6%) 순이다. 디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도 덩달아 높아졌지만, 낸드 부문은 여전히 약점으로 꼽힌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낸드 부문과 시스템 반도체 부문이 SK하이닉스의 약점으로 평가된다. 최근 72단 3D낸드 개발로 기술력은 확보됐지만 양산은 또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