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스팩, 올해만 7곳…5곳은 짝 찾았는데도 실패 -심사미승인 건수도 꾸준히 증가…“심사 넘어도 성장여력 따져야”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올들어 상장폐지되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ㆍ스팩)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스팩합병 상장 심사에서 미끄러지는 사례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우후죽순 생겨났던 스팩들이 투자자 등쌀에 떠밀려 자격이 부족한 기업들과 상장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폐지된 스팩은 전일 해산사유발생 사실을 밝힌 골든브릿지제2호스팩을 포함해 총 7곳에 달한다. 이는 관련 제도가 도입된 지난 2009년 이래 상장된 19개 스팩의 3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지난 2012~2013년 상장폐지된 스팩들의 대부분은 합병 시도도 해보지 못했던 반면, 올해 상장폐지된 스팩들은 7곳 중 5곳이 짝을 찾았음에도 심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스팩은 다른 법인과의 합병을 유일한 사업 목적으로 하는 서류상 회사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기 어려운 우량 중소기업에게 신속한 상장과 자금조달 수단을 제공하고자 제도화됐다. 공모를 신주로 발행해 투자금액을 모아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과 합병한다. 스팩은 상장 후 30개월 내 합병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이후 한 달 내에 해당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 후 3년이 되는 시점에 상장폐지된다.

문제는 지난 2014~2015년 폭발적으로 늘어난 스팩들이 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도 도입 초기 뜨거운 관심을 받던 스팩 합병 시장은 지난 2011~2013년 단 3개의 스팩만이 상장되는 등 잠잠했으나, 이후 2014년 26개, 2015년 45개 스팩이 상장하는 등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이때 상장한 스팩들 중 현재까지 합병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지 못한 기업들은 올해 하반기 이후 차례대로 관리종목 지정을 앞두고 있다. 지난 17일 상장폐지 우려 예고 통지를 받은 SK1호스팩을 포함해 미래에셋제3호스팩, 엔에이치스팩7호, 하이제3호스팩, 골든브릿지제3호스팩 등 5개 스팩이 올해 중으로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짝을 찾으려다 보니, 합병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도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심사미승인, 심사철회, 공모철회 등 상장의 문턱을 넘지 못한 건수는 지난 2013년 0건에서 올해 10건으로 늘어났다. 특히 자진철회를 제외한 미승인 결정은 지난 2015~2016년 각각 1건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벌써 6건에 달한다. 스팩들이 상장에 다급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증권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4~2015년에는 각 증권사에 스팩 상장에 대한 할당량이 있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만큼 공급 과잉 양상이 나타났다”며 “관리지정 종목 지정을 앞두고 투자자 등쌀에 떠밀려 무리하게 기업가치를 책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은 심사를 통과한 기업에 대해서도 성장여력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