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고용형태 공시 범위 확대…“민간 자율 유도”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내년부터 대기업의 고용형태 공시가 사업장 단위로 소속외 근로자 등 비정규직의 주요업무도 포함해 이뤄진다. 이에 따라 ‘비정규직 제로’롤 외친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이어 민간기업에서도 비정규직 감축에 본격 착수하는 신호탄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1일 내년부터 대규모 사업체 고용형태 현황 공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고용정책기본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내년도 고용형태 현황 공시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사업체(법인) 단위의 고용형태 현황 공시뿐만 아니라 사업장 단위의 고용형태 현황, 사업주의 ‘사업장 내’에서 파견·용역·하도급 계약에 따라 근무하는 ‘소속외 근로자’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 내용도 공시해야 한다. 적용 대상은 내년에는 3000명 이상의 상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 2019년부터는 1000명 이상 상시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다.

고용형태 공시제는 상시 300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주에게 매년 3월 말 현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사용하는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고용안정정보망에 공개적으로 게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하도록 해 과도한 비정규직 사용이나 간접고용을 자제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2014년에 도입됐다.

올해는 공시대상 기업 3418곳 가운데 3407곳(99.7%)이 고용형태를 공시했다. 이들 기업의 전체 근로자 수는 475만5000명으로 소속근로자 385만2000명(81.0%), 소속외 근로자 90만2000명(19.0%)으로 집계됐다. 소속외 근로자비율은 전년대비 0.7%포인트 감소했지만 기간제근로자 비율과 단시간 근로자비율은 각각 24.1%, 6.1%로 전년대비 0.4%포인트, 0.7%포인트 증가했다. 공시 결과는 워크넷(www.work.go.kr/gongsi)을 통해 누구든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지금까지는 사업체 단위의 고용형태만 공시해 다수 사업장으로 이루어진 경우 사업장별 고용형태 현황과 소속외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개선한 것이라고 고용부는 밝혔다.

박성희 고용노동부 노동시장정책관은 “이번 개편으로 고용형태 공시제가 사업주의 인식 개선 및 자율적인 고용개선을 유도하는 기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기업들이 개편된 고용형태 공시제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사업장 기준ㆍ주요업무 공시 방법 등을 담은 매뉴얼을 마련해 내년 2월 공시대상 기업들에게 배포하고 내년 7월 2018년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축소를 화두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형태 공시범위가 소속외 근로자 등 일자리 약자 등으로 대상이 확대된 만큼 기업들 입장에서는 단순히 고용현황을 공시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알게모르게 비정규직 채용을 줄이고 정규직 채용을 늘려야 하는 무언의 압박을 더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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