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년 전 대규모 투자했는데…추가 비용 부담해야 - 업계 정부에 부과금 낮추는 방안 건의키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 몇년전 A제철소는 질소산화물 배출을 최소화하는 ‘선택적환원촉매(SCR)’ 장비를 들여놨다. A사는 1기당 700억원에 달하는 설치 비용은 물론 매년 105억원의 운영비를 부담하고 있다. 하지만 제철소는 내년부터 강화될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추가 저감 시설을 갖춰야할 판이다. 비용 부담과 생산부지 한계 등으로 A사는 깊은 고민이 빠졌다.

내년부터 정부가 질소산화물(NOx)에 대한 배출부과금을 추가로 부과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철강ㆍ석유화학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2000년 먼지, 황산화물(SOx) 등 9종에 대한 대기배출 부과금제도가 도입된 후 철강ㆍ석유화학 업계는 수백, 수십 억원의 비용을 들여 저감 장치를 설치ㆍ운영하는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줄이는데 노력해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NOx에 대한 배출부과금이 추가로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에서는 ‘이중 부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안대로 NOx 배출부과금이 도입될 경우 회사별로 많게는 수백억 원에 이르는 추가 비용을 매년 부담해야 할 처지다.

이에 철강ㆍ석유화학 업계를 중심으로 NOx 배출부과금에 대한 업계별 입장을 정리해 정부에 전달키로 의견을 모았다.

업체들은 NOx 배출부과금 도입을 막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 부과금 수준을 낮추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오는 2018년부터 NOx에도 1㎏당 2000~3000원 가량의 배출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NOx 배출부과금과 관련해 1㎏ 기준으로 매겨지는 단가를 인하해 달라는 입장을 정부측에 전달할 예정”이라며 “업계별로 의견을 모아 경제단체를 통해 환경부에 전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아울러 추가적인 저감 시설을 설치하기 위한 생산 부지 확보의 현실적인 어려움도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철강업계의 경우 소결로, 코크스로 등 설비가 과밀하게 운영돼 부지여건상 NOx 저감시설(SCR, SNCR)을 새롭게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생산 가동 중인 제철소들은 이미 SCR 등 저감시설을 많이 들여놓으며 생산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상태”라며 “저감 장치는 상당한 공간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존 생산 부지 내에 추가적인 공간을 내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 상황도 심각하다. 추가 저감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당분간 제품 생산을 중단하는 상황까지 고려해야할 상황이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정설비 특성을 감안하면 급격한 배출허용기준 강화 등의 변화에 신속한 대응 및 이행이 어렵다“며 ”석유화학 공정설비는 평균 30~40년의 생명 주기로 하중 및 강도를 고려해 내진설계를 하는데 추가적인 저감 시설을 위해서는 분해설비 등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 가동중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정책의 불투명성 역시 업계의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환경부는 업계에 NOx 대기배출부과금의 예상 단가만(2130원/㎏) 공개하고 기타 세무 면제조건, 농도별 부과계수 등의 정보는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단가 빼고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며 “어떻게 배출량을 측정하고 어떤 기준으로 부과금을 매길지, 그리고 업계 부담 경감을 위한 조치는 무엇인지 등을 알아야 대응방안을 고민할텐데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날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은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정부와 기업 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와 학계, 국회 등 관련인사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 미세먼지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산업 미세먼지 규제의 강도와 범위에 대해 각계 의견이 엇갈려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효과적인 규제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