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의사정족수 요건완화 요구 소수주주, 감사위원 분리선출 주장
오는 9일 정기국회가 폐회되면서 뜨거운 감자인 ‘상법 개정안’ 처리는 요원해졌다. 상장사 측과 소수주주들이 원하는 법안 내용이 서로 극명하게 대립,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상법 개정안 통과를 요구하는 각 주체들의 목소리가 높아 이같은 갈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국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장사들의 의견을 담은 의사정족수 요건 완화 등 내용이 담긴 상법 개정안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소수주주들의 입장이 반영된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포함된 법안도 다뤄지지 않았다. 오는 9일 정기국회 폐회 후 곧바로 임시국회가 소집될 예정이다.
국회 밖에서 상법 개정안을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달 말 일몰되는 섀도보팅이 갈등을 촉발시켰다. 섀도보팅이란 정족수 미달로 주주총회를 열지 못하는 것을 막기 위해 주주 의결권을 주주총회 참여 주주의 찬성 반대 비율대로 대신 행사하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하지만 일몰 시한을 늦추는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논의되지 않으면서 섀도보팅은 이달 폐지가 확정됐다.
상장사의 한 IR담당자는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줘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현행 상법상 주총을 열려면 총 발행 주식 수의 4분의 1(보통결의) 이상의 주식이 필요하다. 상장사들은 이를 5분의 1로 낮추거나 발행주식총수의 과반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의사정족수 요건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성탁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 보장 등 기업의 노력을 전제로 정족수에 대한 상법규정에 다양성과 자율성 허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답답한 것은 소수주주 측도 마찬가지였다. 지난달 30일 열린 ‘최근 상법의 주요 쟁점과 해법’ 공동세미나에 참석한 소수주주 운동가 강 씨는 “문재인 정부에선 소수주주들의 권리를 신장시킬 수 있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컸다”며 “의결권 행사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뀐다면 더 많은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수주주권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안을 지지하는 모임을 이끌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은 여러차례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 상법 개정이 추진됐던 지난 2013년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발의로 임시국회에서 재논의됐던 올해 2월에 이어 이번이 3번째다.
소수주주들은 감사위원을 다른 사내외 이사들과 분리해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제를 가장 강하게 원하고 있다.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중대표소송제와 전자투표제는 야당과 그나마 합의점이 보였지만 나머지 내용은 입장차를 좁히기 쉽지 않았다”며 “기업들이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이사회 정상화, 투자자 보호 강화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경수 기자/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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