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허연회 기자]태어나는 아이는 없고, 노인들은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의 인구경쟁력이 큰 폭으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저(低)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16년 뒤인 2030년에는 우리나라의 인구경쟁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할 것이라는 전망.
산업연구원은 11일 ‘인구경쟁력의 국제 비교와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OECD 29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인구구조 변화가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한 인구경쟁력 지수를 산출해 비교했다.
인구경쟁력 지수가 1에 가까울수록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과 사회복지 수준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인구경쟁력 순위는 2010년 17위(0.380)에서 2020년 16위(0.460)로 올라선 뒤 2030년 21위(0.414)로 추락한다. 이는 저출산 현상이 지속하는 가운데 2020년 이후에 인구구조가 가파르게 고령화되면서 경제활력이 떨어지고
부양 부담이 커지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과 비슷한 처지인 일본의 순위는 2010년 18위(0.372)에서 2020년 22위(0.407)로 하락한 뒤 2030년 한국보다 한 계단 높은 20위(0.4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 기준 인구경쟁력 1위는 이스라엘(0.607)이었고 미국, 아일랜드, 호주, 스위스, 캐나다 순으로 2∼6위를 기록했다. 이중 미국, 캐나다, 호주의 경우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인 결과로 이민의 질적 수준 제고와 사회 통합이 과제로 꼽혔다.
인구경쟁력 지수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활력 경쟁력 지수는 2010년 14위에서 2020년 21위, 2030년 23위로 하락한다. 노동시장에서 취업자의 고령화와 신규 진입 인력의 정체가 맞물리며 생기는 결과다.
또 우리나라의 사회활력 경쟁력 지수는 2010년 17위에서 2020년 4위로 급상승했다가 2030년 21위로 주저앉는다. 2030년이 되면 고령인구의 빠른 증가와 유소년 인구의 감소로 복지환경이 급격히 나빠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경제활력 지수는 미국이, 사회활력 지수는 이스라엘이 각각 1위에 올랐다.
허문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고령화의 영향이 경제 영역에 먼저 나타나고 사회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다”며 “인구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연구원은 창의 인재와 지식기반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개선, 출산ㆍ육아 휴직 보장과 휴직 급여 제공, 고급 은퇴 인력의 재취업 활성화, 효율적인 복지 인프라 구축, 청년과 중장년층의 노후 대비 재무설계 지원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