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 환수만 일단 피하자” 뻔히 달라질 설계로 인가신청만 공사비 등 갈등 ‘불씨’ 수두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인근 야외 주차장에 1000여명의 인파가 추위에 떨며 서 있었다. 총회를 위해 모인 잠실 진주아파트 재건축 조합원들이었다. 조합은 당초 한 호텔에서 총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갑작스럽게 대관이 취소되면서 부득이하게 야외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대관 취소는 조합원 간의 폭력사태 우려 때문이다. 조합 측은 총회에서 관리처분계획에 관한 안건 등을 통과시키려 했는데, 사업에 문제제기를 한 비상대책위원회 측에서 반대하면서 소란이 생겼다. 결국 조합원들은 2시간 가까이 추위를 견디며 총회를 진행한 끝에 관리처분계획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다만 시공사와의 도급계약에 관한 안건은 얼마 전 법원에서 통과시키지 말라고 가처분 결정을 내려 처리되지 못했다. 이에 시공사로 선정된 삼성물산ㆍ현대산업개발과 계약을 맺는 것은 미뤄졌다. 조합 측은 연내 관리처분계획을 송파구청에 접수해 내년 부활 예정인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는 있을 전망이지만, 시공사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해 관리처분계획이 제대로 인가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 26일 서초구의 한 예식장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반포주공1단지 1ㆍ2ㆍ4주구의 총회가 열린다. 초과이익환수를 피할 최종 절차임에도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제시한 특화설계가 관리처분계획에 반영돼 있지 않아서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과정에서 최고급 주거단지로 재건축하기 위해 ‘스카이브릿지(동과 동 사이를 연결한 구름다리)’ 등을 약속했는데 관리처분계획에는 빠져 있다.
조합 관계자는 “특화설계를 반영해서 인허가 절차를 다시 밟으면 시간이 많이 소요돼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없다”며 “내년에 설계변경을 해서 건축심의,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고 새 관리처분계획을 세울 것”이라 설명했다.
그러나 설계 변경의 인허가가 통과된다는 보장이 없고, 공사비 등도 확정되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합의 일처리 방식에 불만을 가진 일부 조합원들은 관리처분계획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안건을 모두 부결시키는 방식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자는 주장도 내놨다.
서초구 한신4지구 등 최근 시공사를 선정한 다른 재건축 단지들도 특화설계를 반영하지 않은 관리처분계획을 일단 연내 접수만 한 뒤, 추후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리처분계획은 사업에 따른 재산권 등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세운 계획을 말하며, 이것을 확정한 곳만 초과이익환수를 면제해주겠다는 것이 애초의 입법 의도였을 것”이라며 “무리한 속도전에 ‘허위 계획서’만 접수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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