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 부활 23년 역사 불구 권한은 있지만 돈은 없는 지방정부 중앙정부 종속은 불가피한 선택
빚쟁이 지자체 증가 정책 실현 애로 文정부 국세-지방세 비율 조정 통해 현재 8:2서 집권기간중 7:3으로 상향
정치권에서 개헌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기를 놓고 여야가 충돌하고 있지만 개헌의 당위성과 그 방향이 ‘지방분권형’ 개헌이 되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돼야 하며 각 시도가 개별 상황에 맞는 충분한 ‘자치권’을 누려야 된다는 것이다.
지방분권이 제대로 되고 있는 지는 사용가능한 돈(예산)이 충분한지에 따라 판가름난다. 권한이 있어도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지자체는 중앙정부에 종속될 수 밖에 없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지 23년이 지났음에도 “권한은 주고 돈은 주지 않는다”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지방예산 중 절반인 지방세가 조세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한참 모자라는 실정이다. 지방세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고 정부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지만 거북이 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의 자료에 따르면 ‘지방세가 조세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08~2013년간 21%대를 기록했다. 2014년 23.1%에서 2015년 24.6%로 증가했지만 2016년 23.7%로 다시 줄었다. ‘국가예산 대비 지방예산 비율‘은 40%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풀뿌리 지방정치를 안착시킨 해외 선진국들은 재정에서도 충분한 지원과 독립이 이뤄지고 있다. OECD 국가들 중 조세수입 대비 지방세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들은 연방국가(준연방국가)들로 스페인은 54.8%(이하 2013년 기준), 캐나다 54%, 스위스 52.8%, 미국은 52.2%의 비중을 나타낸다.
우리와 같은 중앙정부 중심 단일 국가들도 지방세 비중이 우리보다 높은 국가가 다수 존재한다. 북유럽국가인 스웨덴이 41.6%, 핀란드 34%, 아이슬란드 27.3%, 덴마크 26.4% 등이다. 프랑스와 일본도 각각 29.6%, 46.7%다. 특히 일본은 중장기적으로 6대4인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조세 비중을 4대6으로 바꿔간다는 청사진을 이미 실천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지방세 비율을 선진국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출석해 “현재 8대2인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현 정부 내에서 7대3으로 가고 장기적으로 6대4까지 갈 것”이라고 재정 분권 추진 방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어렵다. ‘돈’의 부족은 재정자립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2017년 재정자립도는 53.7%로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늘어나긴 했지만 8년 전인 53.9%보다 낮은 수준이다. 재정자립도는 지자체가 필요한 자금을 얼마나 자체 조달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높을 수록 중앙정부로부터 재정이 독립됐다는 얘기다.
실제 일반회계 세입 중 특정 목적이 정해지지 않아 지자체가 재량대로 쓸 수 있는 일반 재원의 비중을 의미하는 재정자주도는 2003년 84.9%에서 2016년 74.2%까지 하락했다. 자체사업 비중은 감소했지만 중앙 정부에 의존하는 보조사업 비중은 증가한 가운데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도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쓸 수 있는 돈이 없다보니 지자체는 빚쟁이가 될 수 밖에 없다. 지방채를 발행해 돈을 모으는 것이다. 2008년 1904억원이었던 지자체의 부채는 2009년 2555억원, 2010년 2899억원으로 급증했다. 지자체 부채는 2015년까지 비슷한 수준을 유준하다 2016년 2642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렇다 보니 지방재정은 악화될 수 밖에 없다. 자체예산으로 공무원 월급도 주지못하는 지자체도 나온다. 지자체가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방 공무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지방정부 예산이 그에 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27만명이었던 지방공무원은 2016년 30만명으로 증가했다.
서울의 한 구청장은 “설사 세종대왕이 서울에서 구청장을 맡아도 마음먹은 대로 일하기 힘들 것”이라며 “재정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역 특색을 살린 창의적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고 항변했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