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재소자에게 수갑을 채우는 행위는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교도관들이 필요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보호장비를 사용하도록 교육하고, 지도ㆍ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A교도소에 권고했다고 9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업무상횡령 및 사문서위조 혐의로 수감 중이던 조 모(63) 씨는 만성신부전을 앓고 있어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매주 세 차례씩 인근 병원에서 총 76차례 투석치료를 받았다.

병원 구조에 익숙해진 조 씨가 도주할 우려가 있다고 본 교도소 측은 그가 치료 중일 때 발목과 왼쪽 팔에 수갑을 채우고 5명의 교도관을 투입됐다. 교도소 측은 도주 우려가 큰 재소자를 호송할 때에는 보호장비를 2개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형집행법과 이 법 시행규칙 규정을 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예순 살이 넘는 중환자인 데다 초범이며, 교도소 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한 적도 없는 조 씨에게 수갑을 이중으로 착용토록 한 것은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A 교도소의 수갑 이중 착용 조치는 개별 수용자의 구체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추상적인 위험에 근거해 경계감호의 편의를 위해 관행적으로 실시한 것”이라면서 “헌법이 기본권으로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이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