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철원평야가 철새와 지역주민의 상생으로 ‘겨울 진객(珍客)’ 두루미의 천국인 생태환경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다. 뛰어난 서식환경에 민ㆍ관의 보호 노력이 어우러지며 지구상에 약 3000여 마리 밖에 남지않은 멸종위기 야생동물 Ⅰ급 동물인 두루미의 30% 가량이 겨울을 나기 위해 철원평야를 찾고 있는 것이다.
환경부는 1999년 겨울철 조류 동시센서스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930마리의 두루미가 올 겨울 철원평야를 찾았다고 29일 밝혔다. 환경부가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철원평가 동시센서스에서는 두루미 930마리가 관찰됐다. 철원평야를 찾는 두루미는 1999년 382마리를 시작으로 2008년 두배 가량 늘어난 603마리를 기록하는 등 해마다 개체 수가 늘고 있다.
세계 최대의 두루미 월동지역인 철원평야는 임진강과 한탄강 일대의 약 150㎢ 규모의 넓은 평지로, 겨울에도 얼지않는 여울 등이 어우러져 철새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여기에 2004년부터 추진한 지자체와 농민 간 생물다양성관리계약사업,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공동 프로젝트 등의 보호 활동도 큰 몫을 했다. 환경부는 철원군과 지역 농민간 체결한 생물다양성관리계약에 국고 6000만원을 보조해 볏짚을 논에 그대로 놔두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 2015년부터는 철원군, 한국생태관광협회, 한국전력공사와 함께 ‘철원 두루미 서식지 보전 프로젝트’를 통해 수확이 끝난 약 30만㎡ 규모 논에 물을 가둬 두루미에게 우렁이 등의 먹이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서식환경 보호에는 지역농민들의 상생 노력이 큰 빛을 발했다. 두루미 서식지 주변 마을 주민들은 개인 논의 볏짚을 민간에 내다팔 경우 더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음에도 손해도 감수해가며 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택했다.
환경부는 최근 탐조가 지속가능한 생태관광의 주요한 자원으로 부각되며 철원평야 등 전국 주요 철새 도래지를 대상으로 탐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철원평야 일대 비무장지대(DMZ) 철새평화타운과 철새도래지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해 주민협의체를 중심으로 재정, 컨설팅,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철원평야에 많은 철새들이 찾는 것은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보호 활동 때문”이라며 “주민들의 철새 보호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이러한 활동이 지역 주민의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태관광 활성화에도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철원군 일대는 두루미를 포함한 겨울 철새들의 방문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15년 철원평야를 찾는 철새 수는 47종 1만 864마리였던 것에 반해 올해는 49종 3만9898마리가 방문해 2.7배가량 늘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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