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0명 직원에 경영진 선제안 항공료 200만원까지 실비지원 시범시행 결과 업무공백 적어 올 639명...2022년까지 차례로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KB손해보험이 전직원들에게 한달짜리 장기휴가를 선물했다. 근속연수와 상관없고, 유급이며, 한달을 통째로도 쓸 수 있다. 휴가비까지 준다. 직원들의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경영진이 먼저 제안한 것으로, 올해부터 본격 시행한다.

KB손보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같은 내용의 ‘장기 자기개발휴가’를 시행한다. 지난해 7월 말 현재 근무 중인 호봉제, 직무급제, 임금피크제 직원이 대상이다. 계열사나 자회사에 전출된 직원이라도 제도 시행 최종연도인 2022년까지 복귀한다면 대상이다. 대상인원은 총 2894명으로, 이중 639명이 올해 휴가를 떠난다.

휴가 기간은 영업일수 기준 총 20일이다. 유급휴가 10일과 개인 연차 10일을 붙여 쓸 수 있도록 했다. 즉 장기 공백에 따른 급여 삭감이 없이 월급을 받으며 휴가를 다녀올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은행에서 장기 휴가를 권장하며 8~10일의 휴가를 주기도 하지만, 이같이 긴 기간 급여 삭감 없이 장기 휴가를 주는 곳은 금융권에서 KB손보가 유일하다. KB금융 계열사도 이같은 파격을 시행한 계열사는 아직 없다.

KB손보는 휴가 기간 해외 항공료도 지원한다. 일반석을 기준으로 본인에 한해 200만원 한도다. 한도 금액을 넘지 않으면 횟수는 제한이 없다. 패키지여행을 하더라도 항공료 부문을 증빙할 수 있으면 회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직원들의 장기 휴가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휴가 시작일은 매월 15일로 정했다. 2월 자기개발휴가를 신청했다면 휴가기간은 2월15일에서 3월 19일까지(설 연휴 제외) 가는 식이다. 또 업무 및 부서 업무 등을 고려해 매년 11월 말 부서별로 신청자를 받아 연간 휴가 운영계획을 사전에 수립할 방침이다.

휴가 중 사고를 예방하고자 테러나 질병 위험이 있는 국가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앞서 KB손보는 장기 자기개발휴가 제도의 영향을 평가하고자 지난해 12월 이 제도를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파일럿 시행을 했다. KB손보는 예상보다 직원들의 업무 공백에 따른 경영상 영향이 적다고 판단, 서둘러 시행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권 관계자는 “KB손보나 KB국민카드 등 KB금융 내 비은행 계열사들이 KB에 인수된 후 호(好)실적 달성에도 큰형님 격인 은행 눈치를 보느라 인센티브 지급이나 사내 복지 확대 등에 소극적이었다”라며 “워라밸을 중시하는 최근 사회적 트렌드를 고려해 경영진이 먼저 나서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위한 장기 근속휴가를 제안했고, 노조가 받아들여 성사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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