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프가드ㆍ철강관세 등 많은 쟁점…양국 입장차 팽팽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과 미국 통상당국이 제3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도 팽팽한 힘겨루기만 거듭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철강 관세 부과와 한미 FTA 협상을 연계하는 전략을 편 가운데 우리도 철강 관세 면제와 한미FTA 자체의 ‘이익 균형’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해 맞서면서 당초 하루만 열기로 했던 개정협상일정은 이틀간으로 연장됐다.

특히 ‘한국과의 무역협상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취지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FTA 재협상에서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무역ㆍ통상 압박 수단으로 안보 이슈를 활용하는 셈이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를 수석대표로 한 양국 협상단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 USTR 청사에서 한미FTA 개정을 위한 3차 협상에 착수했다.

우리 측은 미국이 오는 23일부터 수입 철강에 부과하기로 한 25% 관세 조치 관세의 부당성을 역설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실장은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이어 철강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 조치는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1, 2차 협상 테이블에 올렸던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제도(ISDS) 문제도 집중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ISDS는 그간 국내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한미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왔다.

한국 측은 또 미 상무부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하는 미 관세법의 ‘불리한 가용 정보’(AFA) 조항에 대해서도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은 자동차와 부품 관련 비관세 무역장벽 해소, 원산지 규정 강화 등 기존에 문제 삼은 부분들을 개선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그러나 ‘관세 폭탄’을 지렛대로 삼은 미국 측 압박은 지난 1, 2차 협상 때보다 한결 더 강한 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수입 철강에 25%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 대상국인 캐나다와 멕시코는 일시적으로 면제토록 했다. 이에 따라 한미FTA 협상에서도 철강 관세를 고리로 한국 측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이라는 관측은 일찌감치 제기됐다. 미국이 철강 관세까지 한미 FTA 개정협상까지 연계할 경우,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그동안 ‘레드라인’으로 방어막을 쳤던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까지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현종 본부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통상장관회담을 개최했다. 김 본부장도 이 회담에서 한국 철강산업의 입장을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은 2014년 대비 31.5% 감소했으며 미국 시장 점유율도 1.1%포인트 줄었다.

당초 협상은 현지시간으로 15일 하루였으나 양측은 협의끝내 16일 오전 다시 만나 둘째 날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둘째 날에는 주요 사안별로는 3∼4개 분과에서 자동차, 무역구제 등에 대한 세부 협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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