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전날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올라설 현대모비스와 일감몰아주기규제 논란에 발목 잡혔던 현대글로비스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지배구조 개편은 주가가 낮을 때 진행해야 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주가 하락의 가능성이 충분히 낮아졌다”며 “현대차그룹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모비스는 이사회를 열고 모듈ㆍAS부품 사업을 인적분할하기로 의결했다. 분할된 사업부는 현대글로비스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핵심부품사업에 역량을 집중함으로써 미래 자동차부품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는 이같은 분할합병 이후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선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 예상했던 현대모비스의 지주사 전환은 단행하지 않았지만, 결국 현대모비스를 현대차ㆍ기아차 등 완성차 사업군을 지배하는 회사로 탈바꿈 시킨다는 복안이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AS사업부와 보유하고 있는 현금가치 정도만을 반영하고 있다”며 “대주주가 모비스 존속법인을 정점으로 그룹을 지배함에 따라 인수합병(M&A) 추진, 실적 개선, 보험사업과 같은 비핵심사업 축소 등이 예상되는데, 이것만으로도 저평가에서 벗어나기 충분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현재 주가가 바닥’이라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주요 종목들의 주가는 지난 2014년 한전부지 매입과 이후 실적부진 심화로 2015년 대비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임은영 연구원은 “주가가 저점 수준일 때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나서야 과정상의 비용을 낮출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 단행을 통해 올해 2분기부터 실적 회복 가능성을 대주주로부터 확인한 셈”이라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와 관련해서는 일감몰아주기와 관련한 문제 소지가 제거됐다는 점이 호재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되면 최종적으로 오너일가는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갖지 않게되기 때문이다. 현행 기준으로는 상장 계열사의 경우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30% 이상일 때 규제 대상이 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분할합병 결정만으로 오너일가의 합병글로비스 지분은 15.8%로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분할합병이 현대모비스에게 불리한 조건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모비스 영업가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AS부문이 현대글로비스로 이전되면서 분할 전보다 기업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에게 불리한 분할 조건으로 인해 주주총회 의결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며 “부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준선 기자/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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