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국립과학수사연구원가 오는 25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부검 결과를 발표한다. 유 씨 죽음에 대한 의혹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국과수가 이를 해소할 만한 결과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만약 사망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할 경우 각종 의혹이 계속됨은 물론, 검경 수뇌부에 대한 비판론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수사당국의 무능 때문에 유 씨 사망이 미스터리로 남는 셈이기 때문이다.
전남 순천 매실밭에서 발견된 시신은 지난 22일 국과수에 인계됐다. 이후 국과수는 지문과 DNA 검사 등을 통해 해당 시신이 유 씨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유 씨 사망에 대한 여러 궁금증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 23일 오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시신이 처음 발견됐을 때 현장 사진이 유포됐다. 이 바람에 유 씨 사망에 대한 의혹은 더 커진 양상이다. 사진에 나타난 여러 정황이 ‘수상하다’는 이유이다.
현장 사진을 보면 경찰 발표 대로 시신의 머리 부분은 80%가량 백골화가 진행됐다. 부패한 시신의 가슴 부분은 부풀어 올랐고, 배 부분은 푹 꺼진 상태다. 그러나 점퍼 속 상의가 위로 말려 올라가 상체가 맨살을 드러내고 있고 다리가 가지런히 놓여 있다. 한 법의학자는 “보통 시신은 다리를 구부리고 있기 마련인데 양다리가 쭉 뻗은 점이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변 수풀의 상태도 의문점이다.
그 자리에 숨진 상태로 보름 이상 지났다면 수풀이 시신 주변으로 어느 정도 웃자라있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변 수풀이 하나 같이 시신의 머리, 어깨, 팔, 다리, 발목 등의 밑에 깔려 꺾여져 있다는 사실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이런 수풀의 상태는 유 씨가 앉아있다가 다리를 뻗어 누웠다기보다는 지금처럼 누운 상태로 위에서 아래로 그대로 내려진 듯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과수는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신이 많이 부패한 상태라 목졸림이나 등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흔적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독극물 검사에 대한 이상이 없을 경우 자연사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끝내 사망 원인을 밝히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과수는 감식이 끝나면 검경과 협의해 시신을 가족에게 인계할 방침이다.
만약 유 씨의 사망 원인을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다면 검경에 대한 비판론은 거세질 전망이다. 시신을 40일간이나 방치하고 엉뚱한 곳을 뛰어다니며 수사를 망친 꼴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 씨에 대한 수사를 진두지휘한 최재경 인천지검장은 검찰의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24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유 씨 시신을 단순 변사체로 판단한 경찰 조직의 수뇌부도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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