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마다 ‘행동 대 행동 원칙’ 따라야”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문정인 대통령 외교ㆍ안보특보는 “지금까지의 (북한) 태도를 보면 매우 계획적”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3일 아사히신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 공세로 나올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좀 템포가 빠르다”며 김 위원장이 협상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우선 핵ㆍ미사일 실험을 반복,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졌다는 자신감이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김정은이 강조하는 핵 개발과 경제재건을 동시에 진행하는 ‘병진노선’과의 관계”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사회와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문제는 극복할 수 없다고 이해했을 것”이라며 “엄격한 제재에 굴한 것은 아니지만, 압력 강화는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남북대화가 성사된 것에 대해 “한국은 압력 한편으론 대화의 문을 열었다”면서 “(한국 정부가) 김정은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등의 방한을 따뜻하게 맞아 자세히 설명했고, (북한은) 한국 정부가 북미의 중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 거 같다”고 관측했다.
이어 “저명한 미국의 북한 연구자가 재미있는 자료를 만들었다”면서 “1990년대 이후 북한은 대화가 계속될 때 핵ㆍ미사일 개발을 멈추지만, 논의가 깨지면 활동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라며 “북한을 모르는 사람은 ‘그들은 거짓말쟁이’라고 하지만 제대로 된 연구자 사이에선 대화와 핵 개발의 관계는 알려진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그는 “1994년 제네바 합의 후 북한에서 우라늄 농축 의혹이 부상했을 때 당시 김대중 대통령은 아직 농축시설이 완성되지 않았으니 대화로 해결하자고 미국에 제의했지만 대답은 ‘노’였다“며 몇개의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북한의 의심스러운 행동이 문제지만 그들로부터 보면 합의를 깬 것은 미국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남북 또는 북미회담에서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등 많은 현안을 포괄적으로 일괄 타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잘 된다고 해도 바로 비핵화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며 “핵 개발의 동결, 신고, 사찰을 거쳐 폐기, 검증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 단계마다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북한에 줄 것은 주지 않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이 핵도 미사일도 오랜 기간 개발해 왔기 때문에 간단하게 손을 놓지않을 것”이라며 “냉정하게 현실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선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에 이르지 않는 한 될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발족 후 일관해서 계속하는 것은 제재와 압력, 그리고 군사력 강화”라며 “그다음에 대화가 이어진다”면서 “우리는 안이한 대화파가 아니라 그 토대에는 안보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압력은 대화를 끌어내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로 생각한다”며 “압력 일변도의 일본과는 좀 다르다”고 꼬집었다.
개성 공단과 금강산 관광사업 재개 가능성에 대해선 “유엔 안보리 제재에 저촉되므로 재개할 수 없다”며 “북한이 뭔가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를 취한다면 안보리에서 의논한 다음에 검토할 수 있지만 현시점에서 한국 독자적으로 완화하는 제재는 매우 한정적”이라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일본이 대북 대화 흐름에서 제외된다는 우려에 대해 “왜 일본 정부가 시야가 좁은 터널의 비전에 빠져 적극적 외교를 하지 않는지가 이해하기 힘들다”며 “대국으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북일 정상회담도 환영한다”며 북한의 비핵화가 실현되면 중요하게되는 것이 북미, 북일 국교 정상화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청구권 문제를 포함해 북한에 경제적 인센티브를 가장 명시적으로 줄 수 있는 것은 일본”이라고 덧붙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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