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주(週) 52시간 도입을 앞두고 통신업계가 최소 수십억원대의 인건비 ‘폭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가 운영하는 직영 대리점들은 7월부터 새로 적용되는 근로기준법으로 최소 10% 이상 추가 인력 고용이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직영 대리점들이 작년 연말부터 일반 대리점, 판매점 등과 진행해 오던 휴대폰 전산 시간 단축 논의가 일선 유통업계의 반발로 무산되고 있는 상황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현행 오전 8시~오후 10시(번호이동은 오전 10시~오후 8시)로 돼 있는 전산 운영 시간을 오전 9시~오후 6시로 줄이자는 논의는 휴대폰 집단상가 등 일부 유통업계의 반대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들은 고객 불편과 매출 감소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운영하고 있는 일반 대리점 및 판매점과 달리 직영 대리점은 개정 근로기준법의 300인 이상 사업장에 속해 7월 이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입장에 놓인 전국의 통신 3사 직영 대리점은 150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PS&M가 운영하는 직영 대리점은 1000여곳 미만이다. KT 자회사 KTMNS가 운영하는 직영 대리점은 240여개다. LG유플러스는 직영 대리점 350여개를 모두 본사에서 직접 관할한다.
전산 시간 단축 논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통신업계는 법 시행에 맞춰 순환근무나 교대근무 등 탄력 근무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
동시에 고객 대기 시간 등 서비스 질 저하를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통신업계의 설명이다.
대리점마다 적게는 3~4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아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최저임금 인상도 업계에 부담이다.
비정규직 위주로 신규 채용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과 함께 밤늦게까지 일하는 열악한 근무환경을 감안하면 채용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업계 평균으로 현재 인원에서 10% 정도는 신규 채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리점 정규직 직원의 초임 임금을 고려할 때 대략 20억~30억원 내외의 비용 지출이 추산된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무리하게 적용한 데 따른 부작용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른 업종과 최소근로시간 체계가 상이한 상황이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법을 시행하면서 당초 금융, 방송, 통신, 운수 등 26개 특례업종 중에서 법정 근로시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특례업종을 항공운송업, 보건업 등 5개 업종으로만 제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에 개정 법까지 시행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많이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산 단축 논의에 처음 불을 붙였던 방송통신위원회는 “정부가 사업자들의 협상을 강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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