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치용 김&장 변호사 주장
미국과 한국의 파산제도의 가장 큰 차이는 단체협약의 파기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M의 파산신청과 신속한 회생은 이런 절차에 힘입었다는 분석이다.
18일 (사)중소기업을돕는사람들에 따르면, ‘세계 주요국 기업회생제도의 현황과 전망’이란 주제의 학술 심포지엄이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렸다. 김&장의 임치용 변호사는 이날 ‘미국 기업회생제도의 현황과 전망’이란 자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아메리칸에어라인이나 GM 파산사건에서 연방파산법상 제11장(파산신청)을 신청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가 회사에 과도하게 부담을 주는 종전 단체협약 파기에 있다. 미국의 10대 항공사 중 지금까지 파산신청을 하지 않는 회사는 거의 없다. 파산신청 후 다시 재기해 항공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금융위기 당시 GM의 연방파산법 11장에 따른 파산신청은 은퇴자를 위한 의료보험기금 200억달러를 전액 출자전환하거나 감액하기 위한 조치였다는 것. 한국과 달리 파산신청 후 단체협약 여러 조항을 변경해 기업회생이 빨라지도록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회생법은 명문으로 회생절차 중에는 단체협약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제119조3항).
따라서 회사를 파탄에 이르게 한 과거 경영주가 노조와 기체결한 회사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단체협약이 이후에도 계속 유효해 회생을 발목을 잡게 된다. 법정관리기업 관리인이나 M&A를 통한 신 경영주는 종전의 단체협약을 변경할 수 없게 돼 구조조정이 느려지고 회생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게 임 변호사의 분석이다.
임 변호사는 또 파산신청에 대한 한·미간 인식차이도 기업회생에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제11장 신청을 해도 도산한 것이 아니다. 과거 GM도 우량자산과 비우량자산을 나눠 우량자산은 신GM에 이전해 재건을 추진했다. 비우량자산은 구GM에 이전해 청산했다. 우량자산을 승계한 사업체는 다시 건실한 회사로 회생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한국은 어느 기업이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게 되면 거의 도산한 기업으로 취급된다. 은행대출이 막히는 것은 물론 관급공사 입찰 참가도 어려워진다. 따라서 자력갱생은 더욱 어렵게 되는 구조다.
임 변호사는 “한국에서 법정관리기업은 자력 있는 인수인이 나서지 않는 한, 스스로 재건할 수 있는 사회·경제적인 법문화가 정립되지 않았다. 미국의 제도 중 좋은 내용을 선별해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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