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관계로 과소평가…‘판문점 선언’으로 탄력받을 듯 -한국가스공사ㆍ한국전력ㆍ조선업종 등 수혜전망
[헤럴드경제=윤호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직접 밝힌 ‘나인브릿지’(9-Bridge: 9개 다리) 정책이 재조명 받으면서 관련 수혜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판문점 선언’에 이어 통상교섭본부가 후속조치를 시작하면서, 북한 주변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북방정책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남북경협이 신북방정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 탄력을 받을 사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신북방정책의 핵심은 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9개 다리’ 사업이다. 이는 조선, 항만, 북극 항로, 가스, 철도, 전력, 일자리, 농업, 수산 등 9개 분야의 북방경제협력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와 러시아, 중국, 몽골 등 북방국의 에너지ㆍ전력ㆍ교통ㆍ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북방경제권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당장 북한의 참여와 협조가 미지수로 남아 과소평가됐던 것이 사실이지만, ‘판문점 선언’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일찍이 2011년부터 러시아 가즈프롬사와 천연가스를 북한을 거쳐 들여오는 남-북-러 가스관사업 추진을 논의한 바 있으나, 남북관계 변수에 따라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세계 2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인 우리나라는 카타르와 오만 등 중동지역 의존도가 높아 상당한 프리미엄을 지급하며 불리한 조건에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한 파이프를 통해 들여오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중단됐던 남-북-러 가스관 사업의 진전이 기대된다”면서 “사업 중단 직전 가스관 연결사업 로드맵까지 도출한 것을 감안하면, 남북 화해무드는 해당 사업의 재개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중-일 전력망을 연결하는 ‘동북아 수퍼그리드’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전력의 수혜도 기대된다. 한중 간 해상 전력망 대신 북한을 경유한 육상 전력망을 건설하면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전력은 지난해부터 일본 소프트뱅크와 사업에 참여하면서 한-중-일에 그치지 않고 몽골과 러시아의 풍부한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몽골 고비사막의 풍력과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리나라까지 끌고 오면 갑작스러운 전력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최근 자체 선박 건조를 목표로 하는 러시아 즈베즈다 조선소의 현대화에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기술협력 파트너로 참여함에 따라 철도 등 육로에만 치중돼 있는 북방정책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극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기존 아시아-유럽 항로를 7000㎞ 단축할 수 있는 최단 항로로, 지난 2013년 첫 시범운행을 진행한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팬오션, 현대상선의 사업 구체화가 기대된다. 항만의 경우 러시아 극동항 현대화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면서 우리 항구와의 연계가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다이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부산항 물류시스템을 총괄하고 있는 삼성SDS의 수혜가 예상된다”면서 “농업 부문에서는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이지바이오, 수산부문에서는 원양사업에 경쟁력이 있는 사조산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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