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사히 “美고위급 최근 방북…핵사찰 및 ICBM 전면폐기 합의” -핵폐기 검증 및 사찰 시한에는 이견 -CBS 방송 “풍계리 핵실험장 전선 철거”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가장 신뢰할 수 없는 두 정상의 가장 신뢰해야 할 마련에 진전을 보이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당국자와 핵전문가 3명이 지난달 말 부터 일주일간 방북해 핵ㆍ미사일 전면폐기 방침에 합의했다고 일본 아사히 신문이 3일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미 CIA관계자와 핵전문가들은 지난 4월 하순부터 일주일 간 방북해 핵시설 사찰 및 ICBM 전면폐기 방안에 대한 포괄적 합의에 이른 상황이다. 북측은 미측과의 협상에서 강화된 핵시설 사찰 의사를 표명하는 한편, ICBM급 미사일 등 핵운반물질들에 대한 폐기에도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본지는 복수의 정보소식통을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신임 국무장관이 지난달초 CIA국장이던 시절 김 위원장을 접견해 핵사찰 의사를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본보 4월23일자 참조>
문제는 어느 수준의 검증단계와 언제까지 핵폐기를 하느냐다. 아사히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절차와 보상 등에 대한 양측 이견이 커 북미 정상회담 이후 실무협의에서 세부사항을 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찰 및 검증단계에 대한 이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전제하고 있지만, 미측은 IAEA 핵사찰단 외에 자국 사찰단을 중심으로 한 플랫폼을 꾸리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부임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003~2004년 리비아의 비핵화 당시에도 미국의 직접 사찰을 주장한 바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정부가 일본 정부 측에 북핵시설 사찰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북측이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핵사찰 플랫폼에 대해 동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더구나 플루토늄의 경우 재처리기 및 원자로 가동내역과 그동안의 위성영상을 추적해 북한이 신고한 플루토늄의 양과 실제가 일치하는 지 검증이 용이한 편이지만, 고농축 우라늄의 경우 그렇지 않다. 고농축 우라늄은 과거 생산량을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양국의 신뢰도에 따라 어렵게 이뤄진 합의가 깨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이러한 불신의 여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선제조치에 나선 모양새다. CBS방송은 2일(현지시간) 북한이 폐쇄를 약속한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들에서 전선 철거를 시작했다고 정보기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의 전선 철거는 핵실험장 폐쇄를 위한 첫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핵무기 생산에 필요한 전력공급을 제한 혹은 차단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2008년 6월 북한의 영변시설의 냉각탑 폭파가 상징적 조치였다면, 전선 철거는 핵물질 확보에 필요한 전력을 제거하는 비핵화의 첫 단추를 매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면 북한의 핵무기 생산 프로세스 중 하나를 무력화해야 한다. 예컨대 북한은 영변 핵단지에서 플루토늄을 재처리하고,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하고 있다. 또 핵물질의 반응을 이끄는 기폭장치도 군수공장 등에서 생산해 핵물질 확보→기폭장치 생산→탄두 탑재→미사일 탑재 등이 과정을 만들어놓은 상태다.
북미관계의 핵심현안 중 하나인 인권문제도 진전을 보이고 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노동교화소에서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겨졌다는 보도가 나오자 미국 정부는 진위확인에 나선 상태이다. 앞서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지난 2일 평양의 한 주민에게서 들었다며 “북한 관계 기관이 4월 초 상부 지시로 노동교화소에 수감 중이던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를 평양 외곽의 호텔로 옮겼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지난 정부가 북한 노동교화소로부터 3명의 인질을 석방하라고 오랫동안 요청해왔으나 소용없었다”며 “채널 고정!(stay tuned)”고 올렸다. 이는 억류자 석방을 둘러싼 북미간 물밑협상이 타결됐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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