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당시 ‘회계감리 문제 없다’ 특혜 부정 ’정권 바뀌면 원칙도 흔들린다’ 비판 비등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 사태가 시장에 충격을 주는 등 일파만파로 확산되면서 금융감독 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새삼 문제로 불거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는 국내 굴지의 회계법인은 물론 금융당국이 위탁했던 한국공인회계사회에서조차 아무런 문제 없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사안인 까닭이다.
이에 따라 금융업계는 금융당국이 당시 회계처리를 ‘문제 없다’고 판단하고도 새삼 문제 삼는 것이 정권교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이 원칙 없이 손바닥 뒤집듯 결론을 바꾸었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2월16일 진웅섭 당시 금융감독원장은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처리는 2015년, 2016년 반기보고서에 대한 감사나 한국공인회계사회의 감리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금감원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에피스 지분 가치를 과도하게 반영했다”면서 “고의적 분식회계로 확인됐다”며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이 내린 분식회계 협의가 증권선물위원회를 그대로 통과할 경우 상장 특혜 논란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 당시에도 적자기업이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을 추진하자, ‘특혜 상장’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앞두고 한국거래소는 상장 요건 가운데 ‘시가총액 2000억원, 이익 50억원, 자본 300억원’ 또는 ‘시총 6000억원, 자본 2000억원’이라는 요건을 신설했다. 이 가운데 두번째 조항 덕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상장이 가능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상장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려 해 우량 기업 상장을 유도하고자 거래소가 수차례 국내 상장을 권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당시 금융당국은 물론 거래소까지 나서 공을 들인 게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이제 와서 다른 잣대로 이를 문제삼는 것은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심사에 대해서도 무용론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방식을 뒤늦게 문제삼는 금감원에 대해 “왜 상장 당시엔 문제 삼지 않았느냐”고 지적하자, 금감원 측이 “그럴 여지가 없었다”는 답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공시주의 채택에 따라 기업의 상장에 앞서 당해 기업 증권신고서 형식에 문제가 없는지 ‘형식적 요건’만 심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금감원이 실시하는 현행 회계감리 제도와 운영 방식도 도마위에 올랐다. 사후 적발과 제재를 중심으로 하는 회계감리는 원칙없는 고무줄 잣대를 불러올 수 있고, 대형 회계부정도 막아낼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방식에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금융위원회의 최종 판단에 앞서 이번에 금감원이 이례적으로 ‘분식회계’라는 입장을 발표한 것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투자자들사이에선 금감원이 감리위원회의 최종 판단 없이, 분식 혐의를 먼저 발표해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 최종 판단에 앞서 금감원이 입장을 밝힌 게 이례적이다“며 “금감원장도 부재한 상황에서 발표한 것 역시 의문스럽다”고 꼬집었다.
한편 금융당국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판단을 번복해 스스로 신뢰를 저버렸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국은 지난 2008년 당시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의 우리은행장 시절 파생상품 투자를 문제삼아 직무정지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김나래 기자/
ticktoc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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