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카페 가보니…잿빛 도심 속 오아시스로 각광 -플랜테리어 인기 끌자 백화점도 옥상에 온실 지어 -백화점 문화센터 ‘홈가드닝’ 강좌 3배 이상 늘기도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숨이 턱턱 막히는 잿빛도시. 긴장된 나날의 삭막함을 잊게 하는 숨구멍 같은 곳이 있다.
지난 9일 오후 3시께 방문한 서울시 성북구 카페 ‘숑디 인 오하라’는 빛바랜 한옥을 개조해 만든 온실 카페다. 안채와 바깥채 사이 뜰에 이끼 정원이 조성돼 있다. 실내 공기 정화 식물인 벤저민 고무나무를 비롯해 오엽송, 단정화, 산앵두나무, 이팝나무 등 100여종의 식물이 있다. 온실 유리 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볕을 머금은 식물은 청량한 공기로 보답한다. 나무벤치에 앉은 손님들은 고소한 커피를 마시며 묵직한 식물의 생명령을 오감으로 느낀다. ‘행복은 먼곳에 있지 않다’는 격언이 새삼 와닿는 곳이다.
김수형 숑디 인 오하라 대표는 “푹푹 찌는 한여름, 교토 ‘오하라’ 정원에서 뜨거운 말차를 들이키면서도 아름다운 경치에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며 “서울의 중심부에도 손님들이 언제나 방문해 쉴 수 있는 도심 속 정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주로 20~30대 손님들이 많고, 점심시간에는 회사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젊은 고객들이 부모님과 함께 찾을 수 있는 휴식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연친화적인 삶을 추구하는 현대인이 늘어나고 있다. 산업 전반에 걸쳐 자연과 휴식이 트렌드가 된 지금, 식물은 더욱 특별한 존재로 주목받고 있다. 산호초, 아이비 등 미세먼지를 줄이는 식물은 ‘천연 공기청정기’로, 심신의 안정을 주는 나만의 식물은 ‘반려식물’로 자리잡았다. 이런 추세에 따라 공간 전체를 정원이나 숲처럼 꾸미는 ‘플랜테리어(플랜트+인테리어)’가 각광받으면서 카페는 물론 백화점까지 도심 속 정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안산점 옥상 공간을 실외 정원으로 꾸미고 유리온실도 짓는다. 그동안 백화점, 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는 작은 화단을 가꿔 고객 휴식공간으로 활용해왔지만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도 보태니컬 디자인 그룹 ‘틸테이블’에서 식물을 활용한 공간을 선보였다. 틸테이블은 원하는 크기와 종류의 식물을 주문하면 직접 디자인해주는 ‘플랜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홈가드닝’ 강좌도 인기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인문학과 쿠킹이 백화점 문화센터 인기 강좌로 손꼽혔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홈가드닝, 플랜테리어 강좌를 찾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과거 단편적인 꽃꽂이 강좌에서 그린인테리어 가드닝클래스, 다육신물 여름부케, 센터피스 만들기, 생화 벽걸이 장식 등으로 세분화됐다. 현대백화점의 올 봄학기 문화센터 강좌 가운데 홈가드닝, 플랜테리어 관련 강좌 비중은 13%로, 지난해 봄학기 4%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도 홈 가드닝 관련 강좌를 전체의 13~15% 비율로 편성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비력을 갖춘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화훼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플랜테리어는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심신 안정에도 효과적이라 인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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