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축사
이번 정부 금융 1년을 이끌어온 한 사람으로서 그간의 금융정책을 평가하고 개선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 함께 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공직에 근무하며 금융정책을 추진할 때면 ‘금융이란 무엇인가’를 늘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 금융(金融)이란 단어를 풀이해보면 ‘돈을 유통하는 것’입니다. 한편 영어 단어로는 파이낸스(Finance)이고 그 어원인 피니스(Finis)는 ‘목표(Goal)’를 의미합니다. 동ㆍ서양의 의미를 조화롭게 해석해보면 결국 금융이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돈을 유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실제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은 각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도 금융의 도움이 무척이나 필요합니다. 대부분 국가에서 정부의 목표는 ①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면서 ②질적으로도 한층 발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 GDP 3%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고,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2018년이 지나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고민이 필요합니다. 극복할 요소가 많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보다 생산적인 분야로 돈이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는 자금이 보다 생산적 분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코스닥 활성화, 자본규제 개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금융위가 추진하고 있는 생산적 금융입니다.
정부 정책의 또 하나의 목표는 질적으로 한층 발전한 사회일 것입니다. 양극화 문제 역시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저소득층이 금융에 소외되는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융은 신용을 기초로 하는 만큼 상환능력이 낮은 저소득층이나 매출ㆍ담보가 부족한 영세 자영업자 등은 금융시장에서 소외되기 쉽습니다. 금융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금이 흘러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사회적 금융도 질적인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대다수 사회적 기업들이 자금을 정부보조금이나 특수관계인 차입에 의존하고 있어 금융시장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금융기관이 사회적 기업을 적극 지원해왔습니다. 캐나다의 데잘댕그룹이라든지 네덜란드의 트리오도스은행 등이 대표적입니다. 트리오도스은행은 은행업 인가를 받아 저리로 조달한 예금으로 사회적 기업, 환경기업 등에 신용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다수 사회적 기업들이 자금을 정부보조금이나 특수관계인 차입에 의존하고 있어 금융시장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회가치기금을 설립해 자금이 사회적 기업으로 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한 금융기관이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려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업 평가 시스템을 조속히 구축해 금융기관도 괜찮은 사회적 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로버트 쉴러 교수의 ‘새로운 금융시대’라는 책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금융자본주의는 인간의 발명품이고 아직 미완성이다. 분명한 것은 지금 상태로는 부족하며, 더 민주적이고 더 인간적인 금융시스템이 우리 삶에 폭넓게 스며들어야 한다”
저는 이 말이 우리나라 상황에도 잘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금융포럼에 참석하신 많은 전문가들께서 훌륭한 고견들을 많이 제시해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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