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대륙을 품은 도시 이스탄불 보스포러스 해협 경계로 亞-유럽 구분 한가운데 자리한 크즈섬엔 슬픈 전설이… 성소피아성당·블루모스크 랜트마크로 언어 속엔 한민족의 흔적도 ‘얼핏얼핏’
돌궐(突厥:Gktrks)의 후예, 터키의 현재 지도는 아시아를 닮았다. 왼손을 펴서 엄지를 치켜올리면 아시아와 유럽을 모두 끌어안은 수도 이스탄불이 엄지손톱 밑에 있다.
유럽인들은 대놓고 소(小)아시아라 불렀다. 아시아 유럽의 영웅들은 “소아시아를 차지하는 자, 천하를 얻는다”고 했고, 각축을 벌인다. 수메르, 아카드ㆍ셈(노아의 아들)족, 엘람, 아무르, 바빌로니아, 힛타이트, 프리기아, 리디아, 뮈시아, 페니키아, 앗시리아, 페르시아, 마케도니아, 트로이, 아테네, 아랍, 로마, 셀주크, 티무르를 거쳐 오스만 투르크가 정착하면서 오늘날 터키의 색깔과 비슷한 문명이 이어진다. 그러나 터키는 그 땅을 거쳐간 다양한 문화를 배척하지 않았다.
고구려 이웃이었다가 서역으로 진출한 유목민 돌궐은 동방, 특히 우리 한민족의 자취가 남은 곳을 고향처럼 여긴다. 같은 연방 아래에서 형제처럼 지낸 사이라는 것이다.
이스탄불은 보스포러스 해협을 기준으로 동쪽은 아시아, 서쪽은 유럽이다. 동ㆍ서양의 화합, 인종의 평등, 문명충돌의 완충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닌 곳이어서 이벤트도 많이 열린다. 삼성그룹은 2016년 보스포러스해협에서 세계 각국의 아마추어 선수들의 참가한 가운데 ‘대륙 횡단 수영대회’를 주최했다.
보스포러스 해협은 ‘2개의 대륙(Two Continents)’라는 슬로건의 터키 핵심 관광자원이다. 흑해와 마르마라 해를 잇고,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나누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시민들에게는 흔하게 출ㆍ퇴근하는 장소이지만, 터키인을 제외한 70억 세계인에게는 특별함을 선사한다. “나 30분전 유럽에 놀다가, 아시아로 왔다”는 소중한 인증을 부여한다.
해협을 잇는 길라타 다리 주변에는 1453년 오스만투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후 최초로 세운 톱카프 궁전, 1856년 새로 지어진 궁전 돌마바흐체, 나눔과 공유의 의미를 갖고 있는 탁심광장이 있다.
이 해협 한가운데 있는 크즈섬의 처녀탑은 반드시 가봐야 한다. 카바타쉬 부두에서 출발한다. 뱀에 물려죽을 것이라는 예언을 피하려고 공주를 이곳에 격리했다가 16세에 풀려나는 날 축하선물용 과일바구니에 숨어든 뱀에 물려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의 크리스트교 공인 후 가장 장엄하게 지어진 성소피아성당, 이슬람권 최고 권위의 술탄 아흐멧 모스크(블루모스크)는 양대 문명의 공존을 의미하는 대표적 건물이고, 미술박물관은 동서양의 문화가 모두 터키에 집약돼있음을 보여주는 곳이라는 점에서, 반드시 둘러봐야 한다.
블루모스크는 이례적으로 첨탑이 6개(보통4개)인데, 아흐메트 1세 황제가 ‘알툰(황금)’으로 만들라고 했는데 건축가가 ‘알투(6개)’로 만들라고 지시한 줄 알고 6개가 됐다는 설이 있다. 마차경주장 히포트롬에 있는 이집트 오벨리스크, 청동뱀상에 얽힌 얘기도 흥미롭다.
한국의 ‘바자회’ 어원인 물물교환-매매 전통시장 ‘바자르’ 역시 이스탄불 필수 여행코스이다. 중앙아시아에서 서진해 이곳에 정착한 터키엔 아시아의 흔적이 적지 않다. 여성을 ‘한음’이라 부르는데 한은 ‘크다’는 의미를 지닌다.
서울 ‘한강’과 같은 용법이다. ‘한’은 ‘가한’, ‘간’, ‘칸’에서 나왔다. 큰사람, 우두머리, 왕을 뜻하는데, 몽골의 징기스칸, 돌궐(투르크)의 카파간가한ㆍ빌케가한, 고구려 신라의 대각간, 마립간, 거서간은 모두 같은 뜻이다. 유목민의 모계사회 전통때문에 여성에 대한 존중의 정신이 배어있다. 터키는 히잡을 쓰지 않거나 패션도구로 이용하는 여성 비율이 높은 나라이다.
14~15세기 티무르 제국이 소아시아에 진출했을 때 남겨진 향로는 우리의 것과 거의 흡사하다. 터키의 한국전 참전용사들은 한국언론인들이 대거 왔다고 하자 버선발로 찾아왔다.
7명의 참전용사회 핵심인사와 유가족은 “한국에 통일이 가까워진 것 같아 너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88세인 뒤세인씨는 “인천에서 북한군을 생포했는데, 우리 모두 인도적으로 살려주자고 뜻을 모으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세계 최다 국가, 도시에 취항하는 터키항공은 6시간 이상 대기하는 경유승객에게 이스탄불 공짜여행과 공짜식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함영훈 여행선임기자/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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