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銀 PB ‘니치 사모펀드’ 등 ‘희소성+안정성’…큰손 맞춤형 英 부가세대출에도 거액 몰려

고위험ㆍ고수익 보다 안정적 수익을 선호하는 초고액 자산가 고객들을 위한 해외 ‘니치(틈새)’ 투자하는 사모펀드가 인기다. 영국 부가가치세 대출, 미국 대기업 사옥 임대 등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투자대상이지만 안정적으로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어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이 VIP 고객을 대상으로 개발한 니치 사모펀드 상품들은 판매개시 후 10초도 안 돼 모집 한도를 채울 정도로 마감 속도가 빠르다.

사전에 예약을 받은 담당고객 대신 구매에 나선 PB들이 “눈 깜짝할 새 끝나버려 클릭 한 번만 잘못해도 들어갈 수 없다”고 입모아 말할 정도다.

KEB하나은행의 니치 사모펀드는 비공개로 VIP 고객으로부터 1인당 수억원씩, 총 수백억원을 모아 해외 부동산펀드나 구조화펀드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다른 곳에서 잘 보지 못한 알짜 틈새사업을 발굴해 희소성과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것이 주요 인기 비결이다.

송혜영 KEB하나은행 클럽원 PB센터 부장은 “원금 손실을 꺼리고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의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자산가 고객들이 많아 그 니즈를 충족하기 위한 니치 상품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달에는 ‘영국 부가가치세 대출’이라는 생소한 펀드상품이 100억원 한도로 모집됐다. 영국에서 상업용 부동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는 20%의 부가가치세를 별도로 내야 하는데, 추후 환급받더라도 그 부담이 만만치 않아 대출수요가 상당하다는 점에 착안한 상품이다. 영국 정부가 끼어 있어 투자금을 날릴 걱정이 없는 데다 매년 6.7%의 확정수익을 배당해 인기가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달 중순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이베이 사옥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에 200억원이 몰렸다. 이베이가 11년 간 임차하기로 한 오피스단지의 지분을 매입하고, 임대료로 투자자들에게 1년에 두 번씩 이자(연 6.6%)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미 장기임차가 확정돼 공실 우려가 적고 구글, 애플이 인접한 실리콘밸리 핵심지역이어서 지가 상승이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그밖에 이탈리아 지방 지역의 의료비를 대출해주고 중앙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회수하는 브릿지론이나, 미국 투자이민시 정부에 5년 간 맡겨야 하는 50만달러를 빌려주는 투자상품도 인기리에 판매됐다. 30일에는 영국 런던의 주택건물 수직증축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상품을 300억원 한도로 모집한다.

송 부장은 “주요 선진국 중심으로 정부 정책에 맞물리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 리스크를 줄이고, 고객들이 식상하게 느끼지 않도록 계속 새로운 분야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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