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 평등법위반 적용 檢 혐의입증 자신감 보인셈 최흥식ㆍ김정태도 ‘피의자’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검찰이 사상 초유의 ‘현직은행장 구속 영장 청구’ 카드를 꺼내면서 은행권이 충격에 빠졌다. 민간기업의 채용관련 결정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 경우 전현직 임직원 상당수가 처벌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 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지난 30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함 행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크게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다. 업무방해는 금융감독원과 검찰이 조사한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신입행원 채용 과정 중 특정 지원자 ‘추천’과 관련된 것이다. 당시 서류에 ‘함OO 대표님’이란 추천인의 이름이 적혀있었던 지원자는 합숙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지만 임원면접에 올라 최종 합격했다. 하나 측은 추천인이 함 행장이 아니라 다른 지점장이었다고 해명했지만 금감원은 지난달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함 행장의 개입 여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는 2013년 채용 당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 남성 2명의 순위를 상향하는 등 인위적인 성비 조절을 한 정황이다. 지난달 금감원 특별검사단의 조사 내용이 공개된 이후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지면서 서부지검의 수사를 받아왔다.
법원은 6월 1일 오후 범죄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는지,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지 등을 따져본 후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함 행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현직 행장에 대해서는 처음이라는 점에서 이전의 채용비리 수사와 강도가 다르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행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기각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퇴진을 공표한 이후 수사를 계속 받아오다 지난달 말 구속됐다. 그만큼 검찰이 자신을 보이는 셈이다.
하나측은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행장 공백이 불거질수도 있다는 점에서 함 행장의 거취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앞서 이 전 우리은행장은 채용비리 혐의가 제기되자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물러났다.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도 하나금융지주 사장이었던 시절 특정 지원자의 합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3일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검찰이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이상, 구속 여부와 상관없이 기소 가능성이 높다. 현직 행장 신분으로 수사와 공판까지 다 거치려면 부담이 될 것이란게 금융권 전망이다.
함 행장의 구속여부 결정에 이어 최흥식 전 금감원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검찰의 조치가 이뤄질 지가 최대 관심이다. 지난 24일에는 최 전 원장이, 29일에는 김 회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둘 다 피의자 신분이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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