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김상조 위원장 2년차에 들어서며 재벌개혁에 가속도를 내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를 통한 총수일가 사익편취 규제의 강도를 높인다. 기업들이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30%만 넘지 않으면 그룹의 일감을 몰아줘도 규제에서 제외되는 맹점을 악용해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공정위가 25일 공개한 사익편취 규제도입 이후 내부거래 실태에 따르면 2013년 15.7%(160개사)였던 규제 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규제 도입 직후인 2014년 11.4%(159개사)로 줄어드는가 했지만, 이듬해부터 다시 증가, 2017년 14.1%(203개사)까지 늘었다. 내부거래 거래규모도 2013년 12조4000억원에서 이듬해 7조9000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에는 14조원으로 규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그룹 내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회사에 대한 내부거래 규모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총수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사익을 챙겼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경쟁당국은 총수일가 지분율 30% 이상인 상장사와 20% 이상인 비상장사를 규제 대상으로 삼고, 이을 상대로 정상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등을 금지했지만, 기업들은 29.9% 등 지분율 기준에 턱걸이 하는 꼼수를 동원해가며 이를 무력화했다.
공정위가 올해 최대 역점 시책으로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을 통해 이를 손보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까닭이다.
신봉삼 기업집단국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규제대상에 대한 법집행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며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특위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가 규제 강화를 선전포고한 가운데, 총수와 총수일가의 지분율 기준을 하향조정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국회에는 관련 법안들이 지난 2016년 발의돼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동철(바른미래당) 의원안은 상장사화 비상장사의 구분없이 모두 지분율을 10%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제윤경(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언주(바른미래당) 의원안은 규제대상 지분율을 상장사의 경우 20%로 낮추고, 간접지분율까지 포함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도록 했다.
채이배(바른비래당) 의원안은 지분율 축소와 더불어 효율성, 긴급성 등 사익추구행위를 허용하는 예외사유를 대폭 줄이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 기조는 확실하다”며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들도 공정위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은만큼 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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