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금리 사태 ‘여론’ 악화 대출금리제도개선 TF에서 소비자보호 제도화도 추진 시행령ㆍ규칙개정으로 가능

[헤럴드경제=도현정ㆍ강승연 기자]금융당국과 은행권이 대출금리 제도개선에 돌입하면서 ‘무법’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단 모범규준으로 은행권 기준을 마련한다는 데는 뜻을 모았지만, 이를 강제할 장치를 두드냐를 두고 의견이 엇갈려서다. 은행의 건전성에만 초점을 맞춘 은행법령 체계를 소비자 보호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연구원, 은행연합회가 다음달 3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대출금리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에서는 ▷대출금리 모범규준 개선 ▷금융소비자에 대한 정보제공 강화 ▷제재근거 마련 검토가 주 안건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은행법 제52조2는 불공정영업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고객에 대한 부당한 요구과 편익제공 금지, 우월적 지위 남용금지하는 내용이다.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은행이용자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은행이용자에게 금융거래상 중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구체적 유형은 시행령에 위임했다.

은행법 시행령 제24조의4(불공정영업행위 금지) 조항을 보면 ‘꺾기’ 등 차주에 대한 부당한 요구 금지유형 제시와 함께 은행의 고객에 대한 계약관련 정보제공 의무를 밝히고 있다. 은행업감독규정 89조도 금융거래조건의 공시 및 설명의무를 규정하는 내용이다.

소비자에게 불리한 금리산정을 규제할 근거 조항이 불분명하다. 따라서 제재근거도 없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은행법령 개정이다. 금감원도 이 안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범규준에 제재근거를 마련하는건 불가능하고, 불이익처분은 법령상 명확히 근거가 있어야한다”고 전했다.

현행 은행법은 ‘우월한 지위 남용’을 금지하며 구체적 유형은 시행령에서 정하고 있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 은행법 개정이 아닌만큼 금융위원회 의지만으로 가능하다.

우선 소비자에게 부당한 금리를 적용한 것을 ‘권익 침해’ 유형으로 정하거나 ‘중요 정보 제공’에 금리 산정 내용을 명시하는 식으로 시행령이나 감독규정을 개정할 수 있다.

금융위에서는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을 손보는 안을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행 감독 규정에는 은행이 내규를 위반했을 때 제재할 수는 없게 되어있지만, 금융위의 지시나 명령을 위반하면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감독규정에 포괄적 조항을 만들어서 처리하는게 가장 빠른 방안”이라고 밝혔다.

금융 당국이 대출금리 제도개선 TF에서 제재근거까지 마련한다는 것은 소비자 보호 강화로 감독 방향을 잡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현행 금융 감독 방향은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에 편중되어 있다. 은행법 내에서 과태료 등을 제외하고 영업정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한 경우는 임원이나 사외이사 선임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위반과 관련된 내용 뿐이다. 그 외에는 불공정 영업을 한 경우라도 3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정도에 머문다.

은행의 부당한 영업행위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는 금융 소비자 보호법은 8년째 국회 계류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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