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와 소통확대 시급… 피해 파악 및 단계별 대책 긴요”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미ㆍ중국간 무역전쟁이 확산되면서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이 전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업계 피해 상황 파악과 함께 단계별 대응전략을 시급히 짜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잇달아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자 전문가들은 정부가 산업계와 소통 채널을 늘릴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확한 피해 상황 파악은 물론 현장에 답이 있다는 교훈을 중시해야 할 때라는 얘기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업부는 기존의 미국 현지 중심의 로비성 아웃리치(주요인사 접촉)에 집착하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을 대표로 하는 범정부적ㆍ민관합동 사절단이 이르면 오는 17일 ‘무역확장법 232조’ 자동차 조사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다. 사절단은 오는 19∼20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상무부의 232조 자동차 조사 공청회에 앞서 대미 아웃리치를 전개할 방침이다.
앞서, 백운규 장관도 지난달 27일 워싱턴 D.C.를 방문, 의회와 재계 주요 관계자 등을 만나 자동차 조사에 대한 아웃리치를 전개했다. 귀국후 백 장관은 미중이 상호 관세를 현실화한 지난 6일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무역분쟁이 우리 산업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하면서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안이한 분석을 내놓아 현장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강성천 통상차관보도 최근 관계부처ㆍ기관ㆍ업계와 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은 비슷했다.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우리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와 정부 일각에선 산업현장이 본연인 산업부가 보여주기 위한 회의에 급급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한 통상 전문가는 “통상당국 입장에서 무역분쟁의 피해가 뻔히 예상되지만 미중 어느 한 나라의 심기를 거스를 수 없고,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어 고민될 것”이라면서도 “현장을 중시해야 할 산업부가 현지에서의 피상적인 우호적 분위기를 앞세워 상황판단을 안이하게 한다면 곤란한 일”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럴 수록 산업 현장의 정확한 피해 규모를 분석하고 단ㆍ중ㆍ장기적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차장은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에 대해 “우리나라에 대한 피해와 영향은 당장 확인이 어렵지만, 이전 조치보다 영향권이 커짐에 따라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며 예상보다 피해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상호 관세가 점점 더 많은 품목을 겨냥할 경우 피해는 가늠조차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은 기존에 발표한 대중 관세 품목 1102개에 6031개를 추가했다. 이에 따라 무역분쟁이 사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할 능력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덕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대기업도 몇 곳 빼고는 상황 판단을 정확히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가 산업계와 소통 채널을 많이 늘려서 피해상황을 파악 분석하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전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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