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자, 국민불안 잠재우기

한반도를 불판으로 달구는 기록적 폭염이 이어지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력수요를 우려하는 상황까지 빚어지자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그 어느때보다도 긴장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폭염속 아파트 단지 등 전력 현장을 찾았던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25일 여타 일정을 물리치고 전력수급 점검과 대국민 홍보에 매진하고 있다. 우선 전력 부족에 대한 우려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에너지정책인 탈(脫)원전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게 급선무가 됐다. 백 장관은 당초 이날 제주도에서 열리는 한국표준협회 하계CEO포럼에서 강연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취소했다. 또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잡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는 등 국민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여론전도 펼쳤다.

그럼에도 6년 전 대정전 사태가 또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특히 연일 폭염에 전력예비율은 급기야 5년11개월만에 최저수준인 6%대로 떨어졌다. 25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여름철 최대전력수요(하루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한 한 시간 동안의 평균 전력 수요)가 네 차례나 깨진 데 이어 지난 23일부터 연일 역대 전력수요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이날 최대전력수요 전망치는 9300㎾로 전날의 9248만㎾보다 많다.

산업부는 기상예보에 의존해 전력수요를 예측한다. 때문에 일기예보가 틀리는 만큼 수요예측도 실패하는 구도다. 산업부는 ‘6월과 8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고, 7월은 비슷할 것’이란 기상청의 예보를 참고해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을 만들었다. 그러나 장마가 예상보다 빨리 끝났고 폭염이 이어지고 말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기 수요는 경제성장률(GDP)과 전력 가격, 인구·기후 등을 종합적으로 따지지만 당장 다음 한두 달을 예상할 땐 다른 변수에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날씨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백운규 장관 역시 이점을 인정했다. 백 장관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올여름 수급대책을 준비할 당시에는 기상청이 7월 기온을 평균과 같은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예상과 달리 장마가 일찍 끝나고 폭염이 일찍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백 장관은 이상 기후를 고려한 더 정교한 수요 예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전력수급계획은 2년마다 수립하고 이런 재난 형태의 폭염도 기상청이 다시 재정립해서 예상하면 그에 맞춰 전력 수요를 다시 전망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정확한 수요 예측으로 전력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2011년 9·15 대정전 같은 일이 얼마든지 재발할 수 있다. 당시 정부는 수요가 몰리는 여름철이 끝났다고 보고 공급 능력을 7000만㎾ 수준까지 낮췄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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