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을 하기에는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고, 요리를 하기에는 만사가 귀찮을 때 대형마트에서 파는 저렴한 초밥만 한 효자도 없다. 한입 크기로 적당히 뭉쳐진 새콤한 초밥은 여느 일식집의 요리 못지않게 미각을 자극한다. 게다가 초밥 하나하나가 비닐로 포장돼 깔끔하기까지 하니, 수천원으로 호사를 누리는 셈이다.한때 ‘고급음식’의 대명사로 여겨지던 초밥을 이렇게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된 데에는 김칠현(56ㆍ사진) 럭키이앤지 대표의 숨은 공이 컸다. 대학에서 무역을 전공하고 1985년 국영기업 ‘대한중석’에 입사한 김 대표는 뛰어난 수출입 영업실적으로 단숨에 계장으로 승진했다. 안정적인 직장과 화려한 경력에 주변 사람들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수출입 업무를 담당하며 만난 선진국의 문물은 그에게 잠재된 사업의 꿈을 자극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초밥의 나라’ 일본에서 본 ‘자동 초밥성형ㆍ포장 기계’ 였다. 김 대표는 “당시 국내에서 초밥 기계 같은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외식시장이 활성화되면 자동으로 밥알을 계량해 뭉치고 겨자소스(와사비)까지 얹어내는 이 기계가 꼭 필요할 것이라 확신했다”고 말했다.1990년 회사를 나온 김 대표는 초밥 기계 유통업을 시작했다. 과거 네트워크를 통해 일본산 초밥 기계의 카탈로그를 입수, 전화번호부를 보며 무작정 도시락을 만드는 회사에 복사본을 보냈다. 수백 통의 카탈로그를 보낸 끝에 한두 대의 초밥 기계를 팔았지만 거기까지였다. 비싼 가격이 문제였다. 그는 “당시 물가로 일본산 초밥 기계의 가격이 1000만~3000만원 정도였으니 팔릴 리가 없었다”며 “장고 끝에 국산화 작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에 따라 직접 기계의 원리를 분석하고 금형제작 업체를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국내 최초로 초밥 기계를 개발, 가격을 400만원까지 낮춘 김 대표는 1992년 럭키이앤지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김 대표는 1994년 2년여간의 설득 끝에 최고급 호텔인 ‘호텔신라’에 초밥 기계를 공급, ‘기계로 만든 초밥’에 대한 편견을 깨는데 성공했고, 1999년과 2008년에는 대형마트 식품코너의 인기에 힘입어 이마트 전 지점과 홈플러스에도 각각 제품을 납품하는 쾌거를 이뤘다. 현재 세계 초밥 기계 시장에서 럭키이앤지는 일본 원조기업 ‘스즈모’에 이어 2위다.최첨단 센서와 프로그램으로 ‘자동 김밥ㆍ캘리포니아롤 절단기’와 ‘한입 덮밥기계’ 등을 개발, 제품의 다양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김 대표의 올해 목표는 해외시장 개척이다. 김 대표는 “최근 웰빙 열풍으로 초밥의 인기가 높은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자 모든 제품에 CE인증을 받았다”며 “특히 제품을 공급중인 롯데마트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지점을 넓히고 있어 하반기 수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이 기사가 어떠셨나요?
회원 전용 콘텐츠
HeralDeep
연재
전체보기
-
-
지구, 뭐래?“인신매매 당할 수 있다” 알고도 떠난 10대 소년들…잔인한 선택, 이유 알고 보니 [지구, 뭐래?]
-
나우,어스‘사망설’ 돌았던 시진핑, 美 방문 내내 의존한 사람은…中권력의 ‘보이지 않는 축’ 펑리위안[나우,어스]
-
세상&‘스스로 삶을 등진 전우’ ‘차량 빼곡한 총탄 자국’…우크라 의용군이 전한 참혹한 전장터 [세상&]
-
함영훈의 멋·맛·쉼우상호, 고향 철원 민통선 마을서 통일쌀 벼베기 “평화와 상생 수확”[함영훈의 멋·맛·쉼]
-
투자360“삼전닉스, CAPEX 규모 믿어도 된다”…AI 투자 내년 1.2조달러 [헤럴드머니페스타2026]
-
-
-
비즈360獨, 재무장에 방산 수요 급증…“K방산, 유럽 진입 기회로 활용해야” [비즈360]
-
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힘줄 태우고 강물에 띄워버려라”…‘반란 실패’ 두 왕자의 참혹한 형벌을 그린 이유[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에바리스트 비탈 뤼미네 편]
-
그들의 건강美학“손목시계 하나에 1억원대”…방송인 김나영이 착용한 피아제 시계, 어떤 모델? [그들의 건강美학]
-
후암동 논문 연구소히틀러가 원자폭탄 못 만든 진짜 이유…나치 독일 원자로, 80여 년 만에 다시 계산했더니 ‘재료 부족’ [후암동 논문 연구소]
-
부동산360“강남 떨어진다고 집 팔지 마라” ‘빠숑’ 김학렬이 경고한 내년 부동산 ‘5가지 실수’[헤럴드머니페스타 2026]
-
이 시각 관심 정보
이 시각 주요기사
많이 본 기사
-
1연예심진화, 홈쇼핑 1시간에 8억 찍었지만…“10원도 안 와, 출연료만 받는다”
-
2연예숙행 “텐프로는 봐주고…저 한 번만 봐줘요” 불륜男 아내에 읍소
-
3사회‘최진실 딸’ 뼈말라에 갈비뼈 줄이기까지 말하더니…SNS 막힌 이유 이것 때문?
-
4스포츠“수비수만 불쌍해” 분노한 김민재…손흥민 “다 같은 마음일 것”
-
5사회3억대 페라리 들이받은 화물차 기사…“내 왼손 보더니 ‘괜찮다’고”
-
6생활·문화“손목시계 하나에 1억원대”…방송인 김나영이 착용한 피아제 시계, 어떤 모델? [그들의 건강美학]
![“사진이 없었다면 서도호의 집도 없었다”…AI시대의 디자인은?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2/news-p.v1.20261002.0ffbb86d3e9e46a58a4b86f42aba2be4_T1.jpg?type=h&h=240)
![“오토바이보다 느려도 볼트에 열광”…AI 시대, ‘인간의 노력’ 가치 커진다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3/news-p.v1.20261002.e1f12514a5e946e0a336430f2fab6c95_T1.jpg?type=h&h=240)
![윤경식 “AI가 지식 다 가진 시대…비워야 창의력 들어선다” [헤럴드디자인라운지 2026]](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02/news-p.v1.20261002.31b39d45dcbb4a0085513b0578901f2a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