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침체에 서비스-신성장동력 부재…투자 개선 없으면 반등 난망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통계청이 31일 발표한 ‘7월 산업활동 동향’은 생산ㆍ소비ㆍ투자 등 핵심 실물경제지표들이 모두 정체 상태에 빠지며 우리경제의 활력이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현재의 실물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와 향후 경기전망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모두 1년 또는 그 이상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당장 지금의 경기보다 앞으로 경기가 더 어려울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등이 발표한 기업 경기 및 소비자심리 지수가 모두 1년여만의 최저치로 하락한 상태에서 실물지표도 악화돼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통계청의 ‘7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5월 100.7(2015년=100 기준)을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올 7월 99.1에 이르기까지 1년2개월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일시적으로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년 2개월 동안 단 한차례의 반등도 없었다. 동행지수는 특히 올 5월 99.6에서 6월 99.4, 7월 99.1로 최근 들어 연속적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동행종합지수는 광공업생산지수, 소매판매, 수입액, 설비투자, 건설기성액,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 실제 경기와 같이 움직이는 7개 지표를 종합해 산출된다. 이들 실물경기 지표들을 개별적으로 보면 등락이 엇갈리면서 경기동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지만, 이를 종합하면 전체적으로 우리경제가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하면서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경기선행종합지수의 움직임도 비슷하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7월 101.2를 고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서 1년 동안 반등 없이 내리막길을 걸어 올 7월 99.8에 머물렀다. 선행지수도 올 6월 100에서 7월에는 99.8로 100을 밑돌며 감소폭도 확대됐다.
선행종합지수는 기계수주와 건설수주, 소비자기대지수 등 경기순환에 앞서 나타나는 8개 지표로 구성돼 가까운 장래의 경기를 보여준다. 여러 지표의 등락이 엇갈리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경제가 갈수록 침체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많음을 보여주는 있다.
이처럼 현재 경기는 물론 향후 경기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동차와 조선ㆍ철강 등 주력 제조업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비스업이나 신성장동력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선전에 힘입어 그나마 수출이 증가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소폭 증가 또는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침체 상태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의 다른 핵심 축인 소비도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매년 20만~30만명 증가하던 취업자 증가세가 멈춘 상태에서 고령화로 미래에 대한 불안이 겹치면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고 있다.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고용을 줄이면서 저소득층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심각한 문제는 기업 투자다. 투자는 당장의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요소임은 물론 생산시설 확충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는 핵심적인 요소다. 하지만 기업들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 설비투자 지수는 올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9월~1998년 6월에 10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약 20년만에 가장 긴 마이너스 행진이다.
투자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7월에 반등세를 보였지만, 국내 기계수주는 2개월 연속 감소해 향후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을 유인할 신성장동력을 가시화하거나 새 투자처를 발굴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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