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2015년 이후 처음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 환자가 발생하자 방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메르스 확산으로 38명의 사망자를 냈던 3년전 악몽을 기억하는 정부, 특히 보건당국 입장에선 판데믹 (Pandemicㆍ전염병 대유행)의 불씨를 조기에 차단해야 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다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정부의 감염병 대응 시스템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신종감염병의 등장과 함께 메르스, 에볼라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AI) 등 해외 감염병 유입 위험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감염병 발생 총량은 2013년 인구 10만명당 148명에서 2016년에는 202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이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매 5년마다 ‘감염병 예방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관련 제도와 시스템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2022년까지 이어질 2차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감염병 전 단계에 걸친 국가ㆍ지자체의 위기대응체계 고도화를 목표로 했다.
우선 법정 감염병 분류체계를 세분화해 국가방역체계의 컨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정부 차원의 대응과 지방정부의 역할을 구분해 신속하고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토록 했다. 또 전 부처가 참여하는 한국형 원헬스(One Health+)를 기반으로 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필수 백신의 자급화 등 감염병 대응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준비는 이번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환자 확진 판정에서 격리까지 채 하루도 걸리지 않을 정도로 빠른 대응이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릴 단계는 아니다. 확진 환자와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 집중 관리에 들어가는 등 사후 대응 속도만큼은 이전과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공항 입국 당시 이상 증세를 호소했음에도 검역대를 통과했다는 점은 사전 검역망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또 내년도 복지부 예산안에서 원헬스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예산 5억원이 신규 배정된 것 이외에는 별다른 재원확충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이번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지난 2003년 홍콩ㆍ중국 등 발생해 지구촌 전역으로 확산됐던 중증급성호홉기증후군(SARSㆍ사스)에 대처했던 당시 정부의 신속한 대응이 주목받고 있다.
당시 사스는 전 세계에서 8400여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중 10%가 넘는 사망률을 보이며 공포의 대상이 됐다. 특히 이웃 중국에서는 5300명의 감염자와 34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반면 한국은 3명의 감염자만 발생하며 국제사회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중국을 중심으로 사스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국내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기도 전 전국에 방역 강화지침을 내리고 총리실 산하에 종합상황실을 설치하는 등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이어 국방부, 행정자치부 등을 총동원해 검역 최전선인 공항에 군 의료병령을 투입하고, 의료관련 단체들과의 의견 수렴을 통해 대책을 꾸리는 등 발빠르게 대처했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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