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렇지 않은 척 함께 떠먹지만…헬리코박터균ㆍA형 간염 걱정돼요”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찌개가 나오면 이 숟가락 저 숟가락 들어가기 전에 얼른 제가 먹을 양부터 덜어두는 수밖에 없어요”
여럿이 함께 국이나 찌개를 떠먹는 식문화가 병균 전염의 위험성이 있는 비위생적 풍습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단체생활 속에선 전염 위험성을 쉽사리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국자와 앞접시를 이용해 각자 따로 떠먹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단체 생활 속에서 타인의 타액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음식은 공용식기를 이용해 각자의 그릇에 덜어먹었다는 직장인 권모(28)씨 가 밖에선 ‘아무렇지 않은 척’ 함께 떠먹기에 동참하는 이유는 상대가 직장 상사여서다. 너도나도 한 음식에 숟가락을 푹 담그는 직장 회식은 고역 중 고역이지만, 덜어드시라고 한소리 했다간 도리어 ‘내가 더럽냐’는 역습을 당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권 씨는 “나이가 지긋한 상사들이 아무 생각없이 국에 수저를 집어넣을 땐 잽싸게 ‘제가 덜어드리겠다’고 숟가락을 빼앗아오는 방법 뿐”이라며 “그마저도 여기저기서 숟가락 폭격이 일어나면 감당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5) 씨는 “병균이 옮는 실질적 피해도 걱정되지만, 흡연자나 구취가 나는 사람과 음식을 같이 먹는다는 불쾌감도 있다”고 호소한다.
김 씨는 “1시간마다 밖에서 담배를 피고 들어오는 사람 침엔 병균만 있겠나 싶다“며 “알콜 알레르기가 있는데, 술잔을 들이켜자마자 먹던 숟가락을 찌개에 넣어 입으로 옮기는 사람들 탓에 회식에선 내 숟가락만 빨다 올 때가 많다”고 말했다.
술자리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술잔 돌리기’는 더욱 비위생적인 문화다. 끓여먹거나 뜨거운 음식에 먹던 숟가락을 넣는 경우와 비교할 때도 일종의 살균 과정이 없어 더 많은 양의 타액과 병균에 그대로 노출된다. 분위기를 타 단합을 목적으로 돌리는 술잔을 거절하며 분위기를 흐리기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같은 습관이 소화기 질병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균과 급성간염을 일으키는 A형 간염 등에 전염될 위험 크다고 지적한다. 되도록 앞접시에 덜어먹고, 음식은 타액이 묻지 않은 공용 국자나 집게로 건드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국가기관에서 역시도 함께 떠먹는 문화를 지양하라고 당부한다. 2003년 당시 신종 감염병 사스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안동시에선 국자 사용 운동을 벌인 바 있다. 2004년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선 찌개나 국을 함께 떠먹지 말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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