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2014년 이후 최고가 일부 “정유주 지속상승 지켜봐야”

지난 연휴 기간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정유주와 항공주의 명암이 갈렸다. 다만 향후 정제마진 확대를 확신할 수 없어 정유주 역시 강세를 지속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8일(현지시간 27일) 런던선물거래소에서 11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0.5% 오른 배럴당 81.72달러에 장을 마쳤다. 브렌트유는 지난 연휴 기간 81.87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이후 4년만에 최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오는 11월 이란 원유 수출 제재를 재개할 예정인 가운데, 주요 산유국들이 원유 증산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연말께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속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거래사들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보도했다. 트라피규라 그룹의 원유 트레이딩 부문 공동대표인 벤 러콕 역시 “유가가 올해 크리스마스 때까지 90달러, 내년 초에는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에 민감한 정유주와 항공주는 즉각 반응했다. 연휴 직후인 27일 한국거래소에서 S-Oil(4.21%)과 SK이노베이션(3.99%)은 급등한 반면 대한항공(-1.75%)과 제주항공(-1.6%)은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향후 항공주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데 대부분 공감하면서도 정유주의 지속적인 강세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유가상승보다 중요한 것은 정유사 수익성의 지표가 되는 정제마진(정유사가 원유를 수입·정제해 휘발유나 경유 등을 만들어 판매한 뒤 남긴 차액)이기 때문이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정제마진은 배럴당 6.8달러로 전분기보다 1.1달러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며“난방유의 계절적 수요가 확대되고 UN 산하 국제해사기구(IMO)가 오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에 대한 황 함유량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결정한 만큼 4분기에도 정유업종의 실적 호전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국제유가가 급등한 2009~2011년 당시와 현재 상황이 달라 관련주가 지속 상승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내 환경규제 여파 등으로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가상승은 수요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공급 측면 차질에 따른 것”이라며 “정유사 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길어야 한 분기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업은 운송권 가격에서 차지하는 유류비 비중이 20~30%에 달해 유가 상승이 수익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수준으로 오를 때 항공사가 부담해야 하는 유류비 지출은 연간 2000억원에 달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브렌트유 영향권에 있는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같은 추세는 연휴에서 돌아온 한국 증시에도 똑같이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당분간 국내 항공주의 상황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