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신문에서 억울함 호소…“유출될까 두려워 심하게 반항 못했다” -“개강 앞두고 하루종일 알바해도 학비 마련 못해…급한 마음에 다시 찾은 것”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이력서 한번 넣었다는 게 잘못이었다. 어린 마음에 신고할 생각 못했고 가족이 알면 어쩌지, 친구들이 알면 어쩌지, 유출되면 어쩌지 하는 것 외에는 생각이 없었다. (그들에게)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그 어린저를 조금은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비공개촬영회’에서 노출사진을 강요 받고 성추행 당했다고 폭로한 유튜버 양예원(24) 씨가 10일 열린 증인신문에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10일 오후 4시 강제추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촬영자 모집책 최모(45) 씨의 2회 공판을 열고 양 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최 씨는 2015년 7월10일 양 씨의 노출사진을 115장 촬영해 지난해 6월 지인들에게 사진을 넘겨 유출하고, 2016년 8월에는 양 씨의 속옷을 들추고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서 양 씨는 그는 비공개촬영회에서 찍은 노출사진이 유출될 게 두려워 관계자들에게 곧바로 반항이나 신고하지 못했고, 학비 마련을 위해 촬영을 계속 임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지난 2015년 7월 촬영 첫날 노출 대한 안내 없이 노출촬영이 진행됐다고 떠올렸다. 양 씨는 “첫날에 귀여운 컵셉, 섹시 컨셉 등 컨셉 촬영으로만 한다고 말했었다. 섹시는 뭐냐고 물으니 속옷을 입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걸치고 어깨 정도 드러나는 것이라고만 했지 그 이상의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처음 20~30분간은 노출이 없었다가 촬영 중 탈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첫날 곧바로 빠져 나오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 “계속해서 싫다고 표현을 했지만, 스튜디오 실장이 이곳에 온 사람들이 예약을 해서 온 건데 갑자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이 일을 그만두면 모든 상황을 책임져야 하는 게 두려웠다”고 밝혔다.
촬영 중 발생했던 강제추행 건에 대해 양 씨는 “작은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면서 속옷 부위를 매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출 정도가 심한 사진의 경우 사진촬영자가 한 명씩 찍고 빠지는 식으로 촬영을 하기 때문에 사진 찍는 사람을 한 명 한 명 볼 수밖에 없는데다, 성추행을 한 사람을 기억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최 씨의 변호인은 양 씨가 8월 말 최 씨에게 강제추행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촬영 날짜를 제안하는 등 자발적으로 촬영에 임한 이유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이에 대해 양 씨는 먼저 이미 촬영한 사진이 노출되는 게 두려웠기 때문에 그들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었고, 당시 개강을 앞두고 학비를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양 씨는 “이미 첫날 노출이 심한 사진을 찍었기 때문에 그 이후 노출 사진을 찍느냐 아니냐는 큰 고려사항이 아니었다. 매번 심한 노출사진을 찍은 게 아니었기 때문에 노출 수위는 조절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고, 당시엔 당장 개강을 앞두고 학비를 채우는 게 급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꼭 굳이 강제추행이 있었던 스튜디오를 다시 찾을 필요가 있었느냐고 묻자 그는 “복학 준비하기 위해서 잠실 옷 가게에서 12시간 일을 하고 다시 치킨 집에서 새벽 2~3시까지 일을 했지만 학비가 부족했다. 개강은 얼마 남지 않아 일당으로 돈을 챙겨주는 곳이라 급한 마음이 연락했다”고 답했다.
이 사건은 양 씨가 지난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동영상을 올려 과거 겪었다는 성추행 등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범죄 발생지로 지목된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주요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에 대한 혐의는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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