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김병욱 의원 자료
가상화폐 거래실명제 이후에도 ‘벌집 계좌(집금 계좌)’를 통한 거래량은 오히려 3조원이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을)에 따르면 지난 1월 가상화폐거래 실명제 실시 이후, ‘벌집계좌’를 사용하는 취급업소의 월별 거래량은 2월 4조5997억원에서 8월 7조5238억원으로 무려 2조9241억원 증가했다. 벌집계좌란 법인계좌 아래 수많은 개인계좌를 두는 것을 말한다.
통계에 잡힌 벌집계좌 취급업소는 6개 불과하다. 국내 취급업소가 약 150곳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실제 벌집계좌를 통한 취급업소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실명계좌’를 사용하는 취급업소의 거래량은 지난 2월 103조5939억원에서 8월13조 328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정부 관리감독 대상이 대형 거래소에 집중된 틈을 타, 중소형 거래소가 벌집계좌를 대거 운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가상화폐 취급업소는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에 투자자가 암암리 불법 계좌를 운용하는 중소형 거래소로 갈아타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금융권 수준의 가이드라인을 지킨 대형거래소만 피해를 보면서 역차별 논란까지 일고 있다.
문제는 벌집계좌는 실명계좌가 아니기 때문에 거래자 수가 증가하면 자금 출처를 명확히 구분할 수 없고,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또 해킹에도 매우 취약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김병욱 의원은 “가상통화거래실명제 정착을 위해 고객예탁금과 회사 자산 분리 등 일정 요건을 갖춘 거래소들에 대해서는 은행을 압박할 것이 아니라 신규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해 실명계좌 사용률을 높여야 한다”며 “범죄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벌집계좌 운용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부과해 장기적으로 금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tick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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