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설비투자 전년동월比 19.3%↓ 건설수주 6.6%↓…2개월째 마이너스 단순 경기부진 넘어 고용도 영향 내년까지 ‘장기침체’ 비관론 예고BIXPO 31일 발표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지표는 추락하고 있는 우리경제의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생산ㆍ투자ㆍ소비 등 산업지표들이 일제히 뒷걸음질 치며 올 연말은 물론 내년까지 ‘장기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국가산업의 마중물이 되는 투자지표의 악화는 위험수위에 달했다. 9월 설비투자는 전년동월대비 기준 19.3% 하락했다. 올들어 최대폭으로 감소한 것은 물론 지난 5월 이후 5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설비 같은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투자는 19.6% 감소했고, 자동차업계 부진 속에 운송장비 투자도 18.4%나 감소했다.
경기회복의 전통적인 동력인 건설부문의 투자 감소세는 더 심각하다. 지난달 건설기성은 전년동월대비 13.2% 감소하며 넉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향후 건설업 경기를 내다볼 수 있는 건설수주 역시 같은 기간 6.6% 감소하며 2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른 건축부문 투자 감소가 전망되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건설투자는 물론 공공부문의 건설기성 발주마저 줄어든 것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축의 영향으로 보인다. 정부가 최근 일자리 대책을 통해 교통ㆍ물류 기반, SOC 시설 보완 등 공공기관 투자를 8조2000억원 늘리겠다고 한 것은 건설부문 투자 부진을 만회할 긴급수혈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각종 산업지표 악화는 단순한 경기부진을 넘어 고용부문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그 심각성이 더 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올 하반기 건설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에 따라 취업자 수도 2만4000명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 건설수주 감소는 향후 5년간 32만개의 고용감소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설비투자 감소 역시 기업들의 일자리 축소로 이어져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는 고용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투자ㆍ소비 지표 악화를 보는 시장과 전문가들은 경기부진이 일시적 추세를 넘어 장기침체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수출이 선방하고 있고, 세계경제가 개선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미중간 통상분쟁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는데다 미국의 추가금리 인상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한 강연에서 “한국경제가 어렵다”며 경제사령탑으로서 경제운용상의 어려움을 토로한 바 있다. 일자리 고갈에서 비롯되는 총체적 난기류가 청와대나 정부 의지대로 연말까지 해소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을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간연구기관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혁신성장을 통해 기업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그 효과를 체감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라며 “소득주도성장에 정부의 재원과 정책을 지나치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규제 개혁을 통한 투자 활성화를 통해 소비와 고용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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