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물 매수세 회복 등 수급 회복 기대감 - 달러 강세에도 여전히 싸지 않은 가격이 걸림돌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이 최근 우리 증시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외국인 수급 회복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러나 환율 등을 고려할 때 여전히 국내 증시는 가격적 메리트가 없어 외국인 수급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22개월만에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이 무너지는 등 국내 증시가 부진한 핵임 원인으로 외국인 수급 약화가 꼽히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최근 9거래일 연속 ‘셀코리아’ 기조를 이어가며 2조1000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하락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조만간 외국인 순매수세가 회복되면서 지수가 저점을 탈출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주요 지수 대비 만성적인 디스카운트 상황인데다 최근 가파른 하락 속도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부담이 없다”면서 “최근 이익 전망치 추이가 다소 감소했지만 외국인 수급에 크게 부정적인 상황인 수준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 역시 “우리 증시의 주력인 반도체 기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이하로 하락하는 등 국내 증시가 점점 바닥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면서 “외국인이 선물 매수를 재개한 것 역시 외국인 수급 회복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실제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최근 5거래일 동안 1조9000억원 순매수하면서 연초 이후 3조3717억원까지 쌓였던 선물 순매도 금액이 한때 7199억원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외국인 수급이 10여일 내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구체적 분석도 있다. 심상범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의 매도 금액이 급증한 것은 지난 2016년 4월부터 2017년 7월에 진입한 액티브 펀드의 청산 물량이 몰렸기 때문”이라며 “공매도를 제외한 실질 청산률이 88%에 달하고 남은 잔고가 1조5000억원에 불과해 10일 이내에 모두 소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외국인 수급 회복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심 연구원은 “외국인 인덱스 펀드의 순매수액은 지난 7월 17일 이후 311일간 1조7354억원에 불과하다”며 “이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시각이 예전보다 악화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외국인의 국내 증시 복귀를 막는 요인 중 하나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미국 달러인덱스는 최근 97포인트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위대한 합의를 이룰수 있다”고 밝힌 것이 미ㆍ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를 완화했기 때문이다.
반면 유로화는 유로존 경기 침체 우려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전 분기 대비 0.2%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4년 2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국이 지급준비율을 낮추며 경기 부양에 힘쓰면서 위안화 약세를 방치하는 것 역시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 회복 여부를 판단하려면 단순 밸류에이션보다 달러로 환산한 가격 메리트를 살펴야 한다”면서 “최근 원ㆍ달러 환율 상승에도 달러 환산 지수가 과거 위기 때보다 하락하지 않은 만큼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이 더 하락할 때까지 기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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