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북한을 떠난지 21년이 됐습니다. 고향에 묻고 온 어머니 앞에 제를 올리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남북평화 분위기 속에서 용기를 내게 됐습니다.”
최근 탈북자들의 고향 방문을 위해 결성된 사단법인 ‘홍익인간 세상을 위한 모임(이하 홍세모)’ 박진혜(45ㆍ여)<사진> 회장의 말이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에서 창립 총회를 가진 홍세모는 24일 이사를 선출한 뒤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고향 방문을 위해선 통일부 뿐 만아니라 유엔 측과도 논의를 할 생각“이라며 특히 유엔 측 논의와 관련해서는 “국제법을 끼지 않고서는 정권이 바뀌면 휘청 거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탈북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는 법개정도 필요하다”며 “이번주 통일부를 찾아 고향 방문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세모는 ▷북한 고향 방문 지원 사업 ▷남북 경제 교류 활성화 지원 ▷ 민간 차원에서 북한이탈 주민과 함께하는 홍익인간 이념 실현 ▷남남북녀 부부 화합 위한 심리상담 지원 등 네 가지 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북한 청진이 고향인 박 회장은 지난 1997년 홀어머니의 죽음 후 국경을 넘었다. 아버지가 행방불명된 뒤 어머니 마저 굶어죽자북한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남동생은 군대에 가 있어 중국으로 함께 가지 못했다. 중국에서 10년 동안 생활하면서 ’한국이 북한에서 듣는것 만큼 나쁜나라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굳어졌고, 결국 한국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탈북 브로커에게 100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한 뒤, 2010년 북에 남은 동생을 탈북시켰다.
박 회장은 TV에서 이산가족이 상봉 소식이 들릴 때마다 찢어지는 가슴을 부둥켜 잡았다고 했다. 그는 “남동생과 13년을 떨어져 살았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다”며 “TV에서 이산가족 상복소식이 들릴 때마다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실향민, 이산가족들과 우리의 처지는 사실 같은 건데 우리들은 그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며 ”“나는 동생을 결국 찾았다. 고향에 안 가도 된다. 하지만 3만명이 넘는 탈북민들이 혈육을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남한과 북한 모두 한 때는 원수로 살았다. 북한은 우리를 적으로 생각할 것이다“면서도 ”이제 니가 잘했다, 내가 잘했다 이런것 보다 서로를 품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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