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이어지며 자산가격 조정 연말 기점으로 본격 하락세 예상 연준 금리인상 기조에 부담 작용 국내펀드 등으로 자금 순유입 전환

미국 경제가 사상 유례 없는 호황기를 누리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은 미국 내 투자자들 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투자자들의 돈을 긁어모았다. 그러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미국 부동산 경기도 연말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우려될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도 완화될 수 있어, 국내 증시 수급 개선에는 도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국채 매입 등을 통해 유동성을 시중에 직접 공급하는 양적 완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미국 주택 가격 지수는 지난해 말까지 2011년 저점대비 약 38% 이상 상승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직전인 2007년 최고점 대비해서도 11% 높은 수준이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해외 부동산 시장은 마땅한 국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의 눈을 끌었다. 2012년 3조원 수준이던 해외 부동산 펀드는 지난달 말 37조원으로 12배 넘게 설정액이 증가했다. 이중 대부분의 자금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7000억 달러 규모의 전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 중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5%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 들어 미국 기준금리가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미국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꺼져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모기지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내 15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지난달 말 4.55%로 2015년 12월 대비 131bp(1.31%, 1bp=0.01%) 높아졌다. 금리가 오르자 모기지 대출 수요는 지난해 1분기 -7.2%를 시작으로 7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월 신규주택매매는 55만여건으로 전월 동기 대비 14.1% 감소했고 기존주택매매 역시 515만건으로 3.4% 감소했다.

적어도 내년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국 부동산 가격은 내년부터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갈 전망이다. 올해 2차례 인상으로 이미 기준금리가 2.25%까지 올랐지만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현재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며 추가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김상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내 건설과 주택관련 종목 지수인 ISE 건설업(Homebuilders) 지수가 올해 들어 29.8% 하락했다”며 “이 지수가 미국 주택가격을 약 10개월 앞서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이후 미국 주택 가격 하락폭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주택 경기가 흔들릴 경우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정하면서 한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높다. 강재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금리에 가장 민감하기 반응하는 주택경기가 고점을 지나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중단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최근 주택 매매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 머지않아 미국의 금리 정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미국 물가상승률이 추가로 더 올라갈 압력은 낮은 만큼 인플레이션보다 부동산 등 자산 가격 둔화가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부담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부동산 경기가 꺾이자 해외부동산 펀드의 수익률도 둔화하기 시작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연초 이후 누적 수익률은 지난달 말 5.2%를 고점으로 꺾이면서 4%초반대로 내려왔다. 반면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주식시장에 자금이 돌아오고 있다. 연초 이후 계속 감소세를 이어오던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 설정액은 최근 1주일새 289억원가량 순유입됐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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