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올해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미ㆍ중 무역갈등이 내달 1일로 예정된 미ㆍ중 정상회담을 통해 완화될 수 있을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지만,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오히려 미ㆍ중 합의가 장기적으로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와 주목된다.
‘미국의 양보’가 아닌 ‘중국의 양보’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중국의 ‘기술 굴기’에 제동이 걸리고, 그 결과 일본이 ‘플라자 합의’ 후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것과 같은 성장 둔화를 중국이 겪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SK증권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R&D) 비중은 약 2%로, 4%를 넘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독일, 미국, 프랑스보다 낮은 수준이다.
사실 중국은 지금껏 ‘값싼 노동력’에 기반해 제조업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이같은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우려를 토대로 최근 제조업의 ‘질적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GDP 대비 R&D 비중으로 확인되듯 ‘투자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중국은 해외 기업들을 인수하거나 혹은 해외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조인트벤처 형식을 통해 기술 이전을 받는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미국이 의혹을 제기했듯, 산업 정보 해킹과 같은 방법이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이같은 중국의 ‘급박한 기술 굴기’에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선 점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무역전쟁과 관련한) 중국의 양보안에 대해 ‘3~4 개 큰 사안’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며 “이는 미국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기술 탈취’와 관련된 부분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미ㆍ중 무역분쟁 합의를 앞두고 금융투자업계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마냥 긍정적 결과로만 해석하긴 힘들다는 회의가 나오고 있다. 미ㆍ중 무역분쟁의 합의를 위해 필요한 것은 결국 중국의 양보일 텐데, 중국의 양보는 과거 일본이 플라자 합의에 동의한 것과 같은 부작용을 증시에 안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플라자 합의란 지난 1985년, 미국ㆍ영국ㆍ독일ㆍ프랑스ㆍ일본 등 5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장들이 뉴욕 플라자호텔에서 엔화 마르크화를 달러 대비 절상시키기로 합의한 것을 지칭한다. 그 결과 플라자 합의 직전 달러당 240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1988년 120엔대까지 올랐고, 이는 일본 경제의 장기침체 시기인 ‘잃어버린 20년’으로 이어지게 된다.
하인환 연구원은 “1985년 합의된 ‘플라자 합의’는 환율 시장에 개입한 것이었지만, 지금 중국이 미국에 양보할 경우 중국의 산업 정책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 있다”며 “위안화는 그다음 문제이다. 중국이 양보하는 형태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상승 랠리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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