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정상회담 확정없이 떠난 ‘개문발차’ G20 순방 - 풀어사이드 논란도 발생… 기내간담회는 ‘노답 논란’도
[헤럴드경제(뉴질랜드 오클랜드)=홍석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G20’ 순방은 여러 면에서 기록을 남겼다. 우선 비행거리는 4만6000km에 이르렀고, 이 거리를 비행키 위해선 모두 52시간10분 동안 비행기를 타야했다. 여기에 가장 중요했던 한미정상회담 일정은 잡히지도 않은 채 ‘일단출발(개문발차)’한 순방이었고, 갑작스럽게 잡힌 ‘기내 간담회’도 성과와 함께 한계점도 함께 보였다.
“한미정상회담 불발 되면 기자들 폭동 납니다” 순방 출발 직전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한미정상회담 일정 조율을 담당하는 인사에게 이같이 말했다.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 참석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던 일정은 역시 ‘한미정상회담’ 일정이었다. 그러나 출발 당일 까지도 한미정상회담 일정은 잡히지 않았었다. 미국측은 당초 12월 2일을 제안해 왔으나, 2일 문 대통령의 일정은 이미 꽉 차있는 상태여서 수용이 불가했다.
첫 기착지였던 체코에 도착해서도 순방단 안팎에선 ‘한미정상회담 불발’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멕시코 대통령의 취임식(12월 1일)이 걸림돌이었다. 취임식 참석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이 더 줄어들었고 때문에 한미정상회담 역시 불발될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다행히 27일 체코에서의 늦은 밤, 미국 백악관은 한미정상회담이 열린다고 발표했다. 마음을 졸였던 청와대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한숨을 돌린 시점이기도 했다.
한숨 돌리기가 무섭게 관련 발표는 또다른 논란으로 이어졌다. 이는 이른바 ‘풀어사이드’ 논란으로, 한미정상회담의 의전 격이 낮아졌다는 논란이었다. 외신들은 ‘격이 낮아졌다’고 평가했지만, 청와대는 ‘사실아 아니다’고 반박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청와대의 ‘사실이 아니다’는 반박이 옳은 것으로 증명됐지만, 이 역시 이번 순방에서의 ‘위기의 순간’ 중 하나였다. 후문에 따르면 한미정상회담 ‘격 논란’은 순전히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의 ‘실수’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비행기 내에서 문 대통령이 ‘기내 간담회’를 실시키로 한 것은 깜짝 발표였다. 비행기가 뜨기 불과 서너시간 전에 발표된 이번 간담회에선 문 대통령의 ‘외교 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질문 거부’ 논란이 일긴 했지만 대체적으로 이번 기내간담회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다수다. 참모들의 입으로만 전해졌던 문 대통령의 남북문제, 한미문제 등 외교 철학을 기자들이 직접 들을 수 있었던 계기였다.
일부 ‘미숙했던 점’도 지목된다. 예컨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있었던 남아프리카 공화국 정상과의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남아공은 자발적으로 핵개발 프로그램을 폐기한 경험이 있다. 비핵화 과정에 있는 북한에게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미 남아공의 단계를 넘어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바 있는데, 이를 핵프로그램 폐기 전력이 있는 남아공에 견줘 ‘좋은 모델’이라 언급한 것은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뉴질랜드에선 남섬과 북섬의 공동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초당적 협력모델’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브릿지스 뉴질랜드 제1야당인 국민당 대표를 만나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는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에 ‘거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 국회의 모습과 비교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뉴질랜드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당일인 4일 오전, 오클랜드 현지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렸다. 이는 비행기 이륙에 차질을 줄 수 있을 정도였는데, 다행히 비행기 이륙 직전 날씨가 개면서 순방 일정이 늘어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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