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간 개원준비 안돼 ‘허가 취소’ 전 청문절차 복지부 “더이상 투자개방형 병원 승인 없을 것”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관심을 모은 ‘녹지국제병원’이 개원도 하지 못하고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는 녹지국제병원이 의료법이 정한 개원 기한인 4일까지 개원을 하지 않음에 따라 5일부터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전 청문’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병원측에 통보했다.
녹지국제병원은 지난 해 12월 5일 제주도로부터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는 내용의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았다. 의료법에 따르면 허가 후 3개월의 개원 준비기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녹지국제병원 측은 3개월이 만료되는 4일까지 업무시작 준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측은 ‘개선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의료법에 따라 개설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달 녹지국제병원은 제주도에 “개원에 필요한 사항에 대한 준비계획을 다시 수립하고 있다”며 개원 기한 연장을 요청했다.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는 4일 기자회견에서 “녹지국제병원은 조건부 개설 허가 이후 병원 개원을 위한 실질적인 준비가 없었으며 도와의 모든 협의를 거부하다가 개원 시한이 임박해서야 개원 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그간의 자세에 비춰 타당성이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구샤팡 녹지국제병원 대표이사는 1월 ‘녹지그룹이 혼자서 녹지국제병원을 밀고 나가기에는 경험도 없고 운영도 할 수 없다. 제주도와 만날 필요도 없고 소송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통보했다”며 “지난 달 27일에는 제주도가 실시한 현지점검 공무원의 병원 출입을 막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까지 기피했다”며 녹지국제병원 측의 개원 시한 연장 요구를 거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허가 취소를 위한 청문은 5일부터 시작된다. 청문은 약 한 달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청문 과정에서는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고 외국인만 대상으로 한 조건부 개설허가 부분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는 청문에서 나온 결론을 수용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안 부지사는 “청문 결과 녹지국제병원의 허가를 취소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그대로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녹지국제병원이 국내 첫 영리병원이라는 점 때문에 녹지국제병원의 운명은 향후 국내 영리병원 설립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녹지국제병원이 문을 못 열게 될 경우 그동안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해 오던 단체의 주장에 힘이 실리며 앞으로 국내에 영리병원이 들어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이번 사태를 통해 의료를 경제성장의 도구로 삼아 혁신성장을 이루겠다는 의료민영화와 규제완화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종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도 5일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강보험이라는 단일 체계로 묶여 있는 국내 의료 현실에서 영리병원 도입은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현재 의료법에도 상충되는 영리병원은 국내 현실상 한참 먼 얘기”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장관이 여러 차례 밝혔듯이 녹지국제병원 승인은 제주특별자치도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예외적인 상황이었다”며 “더 이상의 투자개방형 의료기관 승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인규 기자/ikson@
![‘중위소득 70%’에 발목 잡힌 기초연금 개편…소득 보장 실효성 낮고 재정부담 가중[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907.67992ac2e89a4eddbffab50b901154f7_T1.jpg?type=h&h=240)
![요즘 ‘큰손’들은 주식 팔지도 사지도 않는다…‘11월 3일’부터 본다, 왜? [큰손 따라잡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7/news-p.v1.20260826.97fcdbca4f2c4562acc488b50990cb2d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