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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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대부분 부동산, 엇갈린 이해관계 20대도 상속 여부에 따라 다른 입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개인 자산의 70~80%가 부동산인 우리나라에서는 그 소유 여부에 따라 견해차도 확연하게 갈린다. 연령이 높을수록 유주택자의 비율이 높고, 낮을수록 집을 보유한 사람의 비율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부동산을 둘러싼 세대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집을 보유한 60대, 70대는 집값이 올라 이득을 보기도 했지만, 내 집 한 채 마련을 위해 안 먹고 참아왔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반면 저성장 국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비싼 집값을 감당할 수 없는 20대, 30대는 불만이 클 수 있다”고 봤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이런 갈등 양상을 단순히 세대론으로 재단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같은 20대여도 ‘상속’ 여부에 따라 입장이 갈릴 수 있다. 갈등의 중심에는 사회계층 간 차이가 있다고 본 것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결국,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떨어지느냐의 차이”라며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고수하면서 갈등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각 입장을 아우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주택이 필요한 젊은 세대에게는 원하는 지역에 필요한 형태의 주택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라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원하는 지역에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며 “원하지 않는 곳에 지어놓고 가라고만 하면 박탈감은 더 커진다”고 했다. 김덕례 연구위원은 “60대가 당장 집을 판들 2030대가 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결혼해 아이를 둔 30대 부부의 요구 사항은 작은 평형에서 큰 평형으로 옮기는 것이다. 공급가구수에만 초점을 맞추는지 말고 필요한 부분을 보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상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교언 교수는 “(정부나 집주인에게) 당장 집값을 낮춰달라는 것은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 논리”라며 “대출 등을 통해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은 마련해놔야 하는데 지금은 그조차 없는 상태”라고 봤다.

집값 급등 후 시장 ‘정상화’라는 공감대가 어느 정도 있는 상태일지라도 급격한 변화는 저항을 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대표는 “현재는 ‘부동산 자본주의’라고 할 정도로 부동산 소유 여부가 (자산증식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가른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수단은 장기간에 걸친 보유세 인상이지만, 실행과정에서는 당연하다는 식보다는 공감대를 확보하는 차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일정 소득이 없고 재산이 집 한 채뿐인 은퇴자는 세금을 감당할 수 없고, 기존 주택 보유자는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나가려는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도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대중 교수는 “정부가 일시적으로 임대인에게 융자를 허용해 기존 세입자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면 제일 먼저 갚게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했다.


y2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