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시장 규모 3년 새 40배↑ -하루 2~3만건 새벽배송 주문 처리 -늘어난 수요에 주문 예측ㆍAI 활용 -안정된 물류 투자 핵심 역량 떠올라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 브리야 사바랭(치즈), 파프리카 슬라이스 100g, 깐대파, 유기농 우유….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1인 가구 송지현(30) 씨의 마켓컬리 장바구니 목록이다. 작년 초부터 거의 매주 마켓컬리를 이용한다는 송 씨는 “도시락을 시키는 등 식사도 마켓컬리로 많이 해결하는 편”이라며 “여성용품ㆍ세제 등도 다 산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최근 새벽배송 서비스를 처음 이용해봤다는 김은주(29) 씨는 “장바구니에 다양한 먹거리를 담는데 옷 사는 것보다 재미를 느꼈다”며 “곱창전골을 샀더니 엄마가 저녁을 안 해도 된다며 좋아하시더라”고 말했다.

새벽배송이 1인 가구를 비롯한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 빠르게 자리 잡으며 유통업계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100억원에서 지난해 4000억원 규모로 최근 3년 새 40배가량 급성장했다. 선두업체인 마켓컬리의 하루 평균 주문량은 현재 2~3만건에 달한다. 전날 밤에 주문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전까지 배송하는 만큼,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신속하고 정확한 물류 운영과 투자가 유통업계의 필수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마켓컬리는 약 8500평 규모의 서울 송파구 장지동 물류센터에서 상품의 입고부터 보관, 배송까지 상품별 적정온도에 맞춰 물류를 처리하는 풀 콜드 체인(Full-Cold-Chain)을 구축하고 생산 능력(케파)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물류 시스템을 소화하는 데는 데이터가 핵심으로 작용한다. ‘데이터 물어주는 멍멍이’는 마켓컬리의 대표적인 AI 시스템이다.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전 직원에게 30분 단위로 매출과 주문량 등의 정보가 공유된다. 해당 시각까지 누적된 당일 매출, 고객수, 주문수, 객단가 정보가 기본적으로 포함되며 냉장ㆍ냉동ㆍ상온 센터별 처리 현황이나 사이트 동접자 등 각 부서에 보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30분 단위 집계와 추정을 통해 원활한 물류 운영을 돕고 있다”며 “수요 예측을 기반으로 실제로 발생하는 수요와의 편차를 조정해 일별로 마케팅과 물류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온라인 프리미엄 푸드 마켓 헬로네이처도 빅데이터에 기반한 주문량 예측으로 신선식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관리하고 있다. 헬로네이처 관계자는 “최근 2주간의 주문량을 기반으로 요일지수, 계절지수 등을 반영해 주문량을 예측한다”고 했다. 지난해 6월 BGF리테일이 300억원에 지분 50.1%를 인수한 헬로네이처는 열대과일부터 냉동식품까지 최상의 상품을 가장 신선한 시점에 맞춰 출고하는 직배송 서비스로 프리미엄 시장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키즈 식품 부문이 크게 성장해 헬로네이처의 ‘베이비키친’ 카테고리는 최근 3년간 평균 450%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마트에서 직접 눈으로 살피고 신경 써 골라야 하는 부모들의 수고를 덜어주면서다.

올 초엔 경기도 부천에 총 4630㎡(약 1400평) 규모의 신선물류센터를 오픈하며 새벽배송의 효율성 개선 및 배송권역 확대를 꾀했다. 부천 신선물류센터에서는 다양한 신선식품을 기존 이천 센터에 비해 6배 늘어난 하루 1만건까지 처리 가능하다. 물건을 집어 박스에 담는 ‘피킹’ 과정에는 보이스 오더(Voice Order) 방식의 ‘AI피킹 시스템’을 도입했다. 작업자는 헤드셋을 끼고 컴퓨터와 실시간으로 음성 대화하며 상품 피킹의 정확한 위치와 갯수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물량 처리 속도가 3배가량 빨라지고 오피킹률은 0%에 가깝게 개선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늘어나는 새벽배송 수요를 소화할 물류 시스템 구축에 투자해 기본 체력을 다지고 있다”며 “벤더(중간 유통업자)를 끼지 않고 MD가 생산자와 직접 소통하는 100% 생산자 직거래 방식으로 헬로네이처는 상품 본질에 집중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새벽배송 시장 경쟁이 가속화되며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직매입ㆍ직배송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투자 등 물류비용이 큰데 비해 수익성은 떨어져 적자가 쌓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마켓컬리 매출액은 2015년 29억에서 지난해 1800억원 추정으로 3년 새 60배 이상 뛴 반면, 영업적자는 2015년 53억원, 2016년 88억원, 2017년 12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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