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정체 산업 구조조정 새 흐름 맞춰 가치재창출 외식·SI 등에 기회 많아

김이동 삼정KPMG 딜어드바이저리5본부장. 김 본부장은 “성장세가 꺾인 일부 산업에서는 ‘디스트레스’ 된 기업들이 상당수 나타날 수 있다”며 “이들 기업의 자산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활약이 점점 더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정KPMG 제공]
김이동 삼정KPMG 딜어드바이저리5본부장. 김 본부장은 “성장세가 꺾인 일부 산업에서는 ‘디스트레스’ 된 기업들이 상당수 나타날 수 있다”며 “이들 기업의 자산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 플레이어들의 활약이 점점 더 돋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정KPMG 제공]

“자동차, 철강, 원자재, 화학 등 성장세가 꺾인 일부 산업에서는 ‘디스트레스’(일시적인 이유로 저평가) 된 기업들이 상당수 나타날 것으로 봅니다. 이들 기업의 자산을 선별해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활약이 점점 더 돋보일 때입니다”

김이동 삼정KPMG 딜어드바이저리5본부장<사진>은 최근 헤럴드경제와 만나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나타나는 주요 흐름을 이같이 진단했다.

김 본부장은 공개입찰 없이 진행되는 미드사이즈(mid-sized) 딜을 중점적으로 발굴해 자문하고 있다. 과거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운용사(PE)와 연기금의 투자자문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던 삼정투자자문에서 출발해 2015년 본부로 통합됐다.

김 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기 위축에 따라 ‘에쿼티’(자기자본) 투자의 기대수익률이 점점 낮아지면서, 부실채권(NPL) 등 디스트레스 된 자산에 투자하는 사업자의 성과가 빛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파산이 임박했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 자본재확충을 시도하고 있는 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나 은행 대출을 할인된 가격으로 인수하는 전략 등이 모두 해당된다.

김 본부장은 “외환위기 당시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특별조직을 만들어 한국 자본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며 “최근에도 디스트레스 투자를 위해 조직을 꾸리고 자금을 모집하는 사업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김 본부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외식 산업이다. 시장 규모가 뚜렷하게 커지고 있지만, 당장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를 마주해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많아졌다는 판단이다.

김 본부장은 “사모펀드들이 인수한 뒤 회수 시점이 됐음에도 아직 매각되지 않고 있는 기업이 상당수”라며 “브랜드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배달 문화, 가성비 위주, 웰빙 콘셉트 등 차별화하지 못하면 산업의 성장과 함께하기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로하틴그룹(TRG)이 최근 투자금을 회수한 BHC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고 김 본부장은 말했다. BHC는 과거 BBQ의 하위 브랜드로서 오너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TRG에 인수된 이후로는 블라인드 테스트, 설문조사 등 오너 개별 성향으로부터 독립된 상품기획, 마케팅이 진행됐다. ‘뿌링클’과 같은 히트 상품이 그 결과물이다. 특히 TRG는 BHC 인수 이후 창고43, 그램그램, 큰맘할머니순대국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했는데, 이를 통해 닭ㆍ소ㆍ돼지고기를 통합 구매함으로써 원가절감 효과를 거뒀다.

올해 초 PEF 운용사 베이사이드에 매각된 멕시칸 패밀리레스토랑 프랜차이즈 ‘온더보더’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성장가치를 인정받은 사례로 꼽힌다. 단순히 대형 몰 안에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그치지 않고, 이마트 등 대형 유통사업자에 식품을 납품하거나 ‘배달의 민족’과 함께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변화를 시도해 왔다.

김 본부장은 “식품제조, 처리, 유통의 밸류체인이 아직 통합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최근 외식 산업을 둘러싼 소비 환경도 급변하고 있다”며 “자본시장의 참여로 관련 부분에서 가치가 높아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본부장은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도 유망하게 봤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측면에서 시스템통합(SI)들의 지분 매각 압력을 높이고 있는 상황도 토대가 되고 있다.

김 본부장은 “그룹사들이 가진 IT서비스 업체들이 통합되고, 그룹사별로 혼재된 경험과 역량이 합쳐져서 각 기업들에게 분배돼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