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 시연행사 가보니 SK텔레콤-대동공업 상용화 실시간 이동측위 모듈 장착 일본산 제품보다 기술 앞서 건설기계·항만 등도 적용 가능

자율주행 이앙기에 탑승한 농부는 이앙기가 자율주행 하는 동안 모판 운반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자율주행 이앙기에 탑승한 농부는 이앙기가 자율주행 하는 동안 모판 운반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부와아앙~”

커다란 이앙기에 올라타 힘차게 시동을 건다. 파릇파릇한 모판을 줄줄이 세팅하고, 여분의 모판도 넉넉하게 실어준다. 첫 번째 라인만 사람이 직접 이앙기를 운전해 모를 심고나면, 다음 라인부터는 핸들에 손을 댈 필요 없이 이앙기가 알아서 라인에 맞춰 움직이며 모를 심는다. 과거에는 십 수 명의 사람들이 나란히 허리를 굽혀가며 모내기를 했다면, 이제는 자율주행 이앙기로 1000여평 논도 30분 만에 뚝딱이다.

SK텔레콤이 국내 1위 농기계 제조사 대동공업과 손잡고 자율주행 이앙기를 개발, 상용화했다. SK텔레콤의 ‘실시간 이동 측위(RTK, Real Time Kinematic)’ 기술을 활용한 기기다. 국내서 자율주행 농기계가 상용화된 것은 처음이다.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위치한 논에 직접 방문했다. SK텔레콤과 대동공업은 이날 약 1400평 크기의 논에서 자율주행 이앙기를 이용한 모내기 시연을 진행했다.

자율주행 이앙기는 농부가 별도로 기계를 조작하지 않아도 못자리를 따라가며 모판의 모를 논에 옮겨 심는 농기계다. 이번에 SK텔레콤과 대동공업이 내놓은 자율주행 이앙기는 RTK를 이용해 작업의 정밀도를 대폭 높인 기기다. 모를 심는 동시에 비료나 농약을 살포할 수도 있다.

RTK는 위성항법시스템 GPS와 사물인터넷(IoT) 전용 통신망 LTE-M에서 받은 위치정보를 활용했다. 기존 GPS의 작업 정밀도가 수m 수준이었다면, RTK는 작업 정밀도가 최고 2.5cm에 달한다. SK텔레콤의 RTK 모듈의 가격은 기존 위치측정 솔루션 대비 1/10인 100만원대다.

김종연 SK텔레콤 ICT기술센터 매니저는 “RTK는 인공위성 전파수신, 국토지리정보원의 기준국 등에서 1초마다 데이터를 수신함으로써 위치정보 오차를 최대한 줄여 최대 2.5cm의 정밀도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RTK를 활용함으로써 농부는 제대로 모가 심기는지 확인하거나 줄어든 모판을 보충할 수 있다. 대부분 이앙기 작업은 2인1조로 진행되나, 자율주행 이앙기를 이용하면 혼자서 작업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날 1400평 논의 모내기를 끝내는 데는 약 40~50분 가량의 시간이 걸렸다. SK텔레콤은 1000평 논에 모내기를 하는데 약 30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속도는 초속 1.8m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농기계로 농업 생산성도 대폭 높여 고령화, 일손 부족에 시달리는 농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직진을 하며 모를 심을 때에만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이앙기를 돌려 다음 못자리에 맞춰주는 것은 사람이 직접 운전을 해야 한다. 또, 일부 논바닥이 고르지 않은 부분에서는 다소 모내기 줄이 삐뚤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했다.

자율주행 이앙기의 가격은 3800만원 정도다. 현재 국내 농기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일본산보다 450만원 가량 싸다. 성능 역시 RTK를 탑재함으로써 GPS를 탑재한 일본산보다 더 우수하다. IoT 통신요금은 SK텔레콤 LTE-M 요금제를 활용하며 월 1만원이다. 지난 3~4월부터 본격적인 판매를 시작한 자율주행 이앙기는 현재 전국에 20대 가량 팔린 상태다.

김성일 SK텔레콤 IoT/데이터 사업단 매니저는 “대동공업과 협업해 이앙기 외에도 콤바인, 트랙터 등으로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을 확대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농업을 넘어서 건설ㆍ기계, 물류ㆍ항만, 보행용 로봇 분야에도 RTK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