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앞바다를 가로지르는 국내 최장 해상관광케이블카 건설이 재추진되면서 부산시민들의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시민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에서는 해상케이블카가 관광객 유인효과를 가져와 지역 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찬성’ 주장과, 공공재인 바다를 난개발해 교통불편이 커지고 사기업만 이익을 볼 것이라는 ‘반대’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이 사업은 해운대구 동백유원지와 남구 이기대공원 사이 해상 4.2㎞를 케이블카로 연결하는 것으로, 35인승 케이블카와 캐빈 91대 등을 광안대교보다 높은 80~151m의 해상지주 3개에 설치해 2024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에 따르면 케이블카는 부산의 상징이 된 광안대교와 나란히 놓이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서 양위주 부경대 관광경역학전공 교수는 “도시는 살아 있는 유기체와 같아서 성장과 쇠퇴의 길을 걷는데, 도시 성장의 정점 시기를 유지하려면 새로운 매력물을 조성해 많은 사람이 찾도록 해야 한다”면서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가 새로운 관광 매력물로서 도시에 기여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주제 발표에 나선 이승희 경성대 도시공학과 교수도 “개발안은 해양관광벨트 구축과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해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짐작된다”면서 “다만 바다 개발은 시민의 자산이자 공공재인 만큼 공익성과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발자 매출액을 일정 비율로 공익기부하고, 주차장 등 시설 기부채납 등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찬반 의견이 더욱 극명하게 갈렸다. 우선 관광·경제 분야 전문·종사자들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케이블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상관광케이블카는 관광 수요 창출을 비롯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편으로 통영케이블카는 연간 140만명, 여수케이블카는 연간 20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가 됐다. 이에 따른 탑승권 수입만도 통영은 115억원(연간), 여수 300억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 확대 등으로 1500억~6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최도석 부산시의회 의원은 “부산이 예전처럼 제조업 중심 도시로 돌아갈 수 없는 환경인만큼 관광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면서 “부산다운 관광 매력물을 만들기 위해선 반드시 해상케이블카가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순복 부산시관광협회 부회장은 “이기대에서 해운대 동백섬으로 이어지는 해변을 세계 관광객에게 펼쳐 보이면 모두가 감탄할 것”이라며 “부산은 지역 경제가 위축되고 있어 관광에 포인트를 맞추지 않으면 점차 사라지는 도시가 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개발 반대 의견도 만만찮았다. 도한영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케이블카를 도입한 여수시를 보면 외지 관광객으로 여수시민의 삶의 질과 행복감은 떨어지고 있다”며 “해상케이블카가 놓이면 부산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종구 부산대 교수는 “부산시의 공공재 활용이 전제된 계획인 만큼 개발 행위가 어느 정도 공공성을 가지느냐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가치판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청석에 있던 해운대신시가지 주민은 “해운대신시가지 주민은 주말에 외출할 생각을 안 한다”며 “무분별한 개발로 해운대 지역 경관이 훼손되고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개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맞섰지만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부산시민의 공감대를 우선 형성해야 한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 양 교수는 “케이블카는 도시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지만 환경적, 사회·문화적 영향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개발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의원도 “부산은 언제까지 벤치마킹만 하고 있을 거냐”며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시민사회 합의를 통해 관광도시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윤태환 동의대 교수는 “절대적으로 옳은 개발은 없지만 절대적으로 나쁜 개발도 없다”면서 “지역 경제성장이라는 긍정적 시각으로 보면 교통, 환경 등이 분야에서 제기되는 문제점은 얼마든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이기대 해상케이블카 개발을 추진 중인 ㈜부산블루코스트는 케이블카를 개발하면 이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1조2819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5783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취업유발효과는 연간 1만8554명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또한 2017년 6월 개장한 부산 송도케이블카가 개장 이후 120명을 직접고용하고 있고, 관련업체까지 포함하면 3000여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2016년 부산시의 반려로 사업이 중단됐던 해상관광케이블카 개발 사업은 지난해 8월 부산시 시민정책 제안 사이트인 ‘OK1번가’에서 베스트 시민제안으로 선정되면서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후 해상케이블카 부산 내 상인회와 주민단체로 구성된 해상케이블카추진위원회는 지난달 2000여 명이 모여 발대식을 가졌고 지역경제 발전과 관광산업 활성화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찬성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부산지역 시민ㆍ환경단체들은 성명서를 내고 “환경훼손과 심각한 교통문제 등이 우려되는 해상케이블카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30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는 부산시민운동단체원 2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해상케이블카 추진은 해양생태계 파괴와 공공성을 잃은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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