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5%·10%룰 완화 추진

반쪽짜리 권리행사 벗어날 기회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 커질듯

한진칼·에스엠 등 격전지 부상

금융위원회가 5%·10%룰 완화를 추진하면서 향후 기관투자자의 경영참여가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업계에선 한진칼에 이어 에스엠이 주주권 행사의 주된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금융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는 5%룰 적용대상인 ‘경영참여’에서 배당, 임원 해임이나 직무정지, 이사 등 임원 후보 추천정관변경 등을 위한 주주제안 등은 제외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주주권리 강화 등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실효성도 높아진다. 미국에서도 경영참여는 주주총회 표 대결을 통해 이사회의 과반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상당한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현재보다 경영참여 목적이 한층 세밀하게 적용되면, 국민연금은 물론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자가 주주권을 행사할 범위도 한층 확대된다. 이사 등 임원후보 추천을 주주제안할 때에도 굳이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할 필요가 없게 된다.

최근 에스엠은 운용사와 사 측 간 주주권 행사 범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이 진행 중이다. KB자산운용을 비롯, 현재 에스엠 주요주주인 운용사들도 주주제안 등을 통해 내년 주주총회 때 꺼낼 압박 카드가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에스엠은 내년 주총 때 사내이사 임기만료 및 연임, 신규이사 선임 등의 안건이 예정돼 있다. 에스엠 측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 배당 요구 역시 주주제안으로 꺼낼 수 있다.

10%룰 완화는 최근 한진가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 여파가 컸다. 국민연금은 지난 2월 한진칼에 제한적 범위의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한 반면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대한항공에 대해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10%룰’이 사실상 걸림돌이었다.

금융위는 복지부와 협의해 10%룰 시행령을 조금 더 구체화할 예정이다. 현재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98조 ‘단기매매차익 반환의 예외’ 13항엔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할 염려가 없는 경우로서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인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맞춰 향후 국민연금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걸 입증할 수 있게 국민연금 주식운용 내부 업무 처리 시스템을 금융위와 공유, 10%룰을 그 범위 내에서 조율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행령 해석을 국민연금이 얼마나 활용하고, 증선위에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관련 내용을 조정할수 있다”고 밝혔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 주주권 강화는 한층 강화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한편, 지난해 말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국민연금이 10% 이상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은 포스코, 엔씨소프트, KT, 삼성전기,현대건설, 현대중공업지주, CJ제일제당, GS, NH투자증권, 대림산업, GS건설, KCC, 대한항공 호텔신라 등이다.

김나래 기자/ticktock@heraldcorp.co